지난달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해 한국군의 최전방초소(GP) 인근 철책에 설치된 귀순유도벨을 누르고 도주한 북한군은 8군단과 경보병여단 소속 특수부대원인 것으로 8일 확인됐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부터 MDL의 모든 전선에서 특수부대원들을 비무장지대(DMZ) 안으로 5, 6명씩 조별로 투입해 은거지 구축과 매복, 기습침투 훈련을 활발하게 실시하고 있다. 북한 특수부대원들은 낮에는 굴을 파고 숨었다가 밤에는 MDL을 넘나들면서 우리 군의 경계태세를 떠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올해에만 다섯 차례 MDL을 침범했다가 우리 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9일 경기 파주시 최전방 지역에서 MDL을 넘어와 아군 GP에서 600m 떨어진 철책까지 접근해 귀순유도벨을 누른 뒤 달아난 북한군도 특수부대원들이라고 군 당국은 전했다. 인근 지역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는 북한 특수부대원 3명이 2분여 만에 귀순유도벨을 뜯어 북으로 도주하는 장면이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우리 군은 K-4 고속 유탄기관총을 발사하며 MDL 앞 50m 지점까지 추격했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DMZ 안으로 특수부대원들을 동시다발적으로 들여보내는 침투훈련을 집중적으로 벌이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북한이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DMZ 안에서의 훈련을 강화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주로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서북도서 일대에서 도발을 감행한 북한군이 수법을 바꿔 특수부대원들을 몰래 침투시켜 아군 GP를 습격하는 육상 도발을 감행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군이 MDL을 침투하면 사살하는 등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북한군 특수전 부대는 총 20만 명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이들은 유사시 땅굴이나 AN-2기 등을 이용해 한국 후방에 침투한 뒤 주요 목표를 타격하거나 요인을 암살하는 후방 교란 임무를 맡고 있다.
:: 귀순유도벨 ::
북한군의 귀순을 유도하기 위해 최전방 지역 비무장지대(DMZ) 안에 설치한 벨 기능을 갖춘 인터폰. 아군
최전방초소(GP)와 군사분계선(MDL) 사이에 설치된 철책에 달려 있다. 북한군이 벨을 누르면 인근의 GP 상황실에서 이를 파악해
귀순 의사를 확인한다. 2012년 10월 북한군의 ‘노크 귀순’ 사건을 계기로 DMZ 내 수십 곳에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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