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개방 10년 넘은 日-대만, 높은 관세로 자국산 보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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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관세화 유예 기간의 종료 시점이 올해 말로 다가오면서 한국보다 먼저 쌀 시장을 개방한 일본과 대만의 사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은 1999년 4월 쌀 관세화를 실시했다. 쌀 관세화 유예 기간이 종료되는 2001년보다 2년 앞선 시점이었다. 일본이 예정보다 빨리 관세화를 시작한 이유는 자국 내 쌀 생산 과잉이 예상보다 심각했기 때문이었다.

일본은 1995년부터 최소시장접근(MMA·Minimum Market Access) 방식에 따라 쌀을 수입했다. 이 물량은 1995년 일본 내 소비량의 4% 수준인 42만6000t에서 1999년 76만7000t(7.2%)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일본의 자국산 쌀 재고량 역시 1996년 8월 294만 t에서 1997년 10월 말 391만 t으로 증가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관세화 전환을 할 경우 MMA 물량 증가 폭을 줄여준다는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내용을 근거로 예정보다 일찍 관세화를 시행했다. 여기에는 수입쌀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국내산 쌀이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는 계산도 깔려 있었다.

대만은 2003년 관세화를 단행했다. 앞서 대만은 2002년 1월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2003년 말까지 관세화를 유예 받았다. 하지만 관세화 유예를 연장할 시 MMA 물량을 늘려야 하는 데 부담을 느껴 자발적으로 관세화 전환을 결정했다.

관세화 이후 일본과 대만은 낮은 관세를 매겨야 하는 의무 수입량을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높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얻었다. 또 쌀 시장을 개방하면 수입쌀이 밀려들어올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실제로 수입되는 쌀 물량도 예상보다 적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일본과 대만에서 의무 수입물량을 초과해 수입되는 물량은 각각 연간 200t, 500t 미만이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쌀 관세화#FTA#쌀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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