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Brasil 2014]
연장 후반 독일 4번째 우승골
알제리전 전반 존재감 없자 ‘아웃’… 결승전 후반 막판 뛸 기회 잡아
“메시보다 낫다는 것 보여줘라”… 뢰프 감독 주문에 화끈한 화답
보통 스포츠에선 큰 경기 때마다 예상치 못한 선수가 승부를 좌우하는 경우가 흔하다. 아르헨티나와의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극적인 골을 터뜨린 독일의 마리오 괴체(22·바이에른 뮌헨)는 정말 예상하지 못한 ‘히든카드’였다.
결승전까지 5경기에서 고작 226분만을 뛴 괴체는 이번 대회 몸이 유난히 무거웠다. 16강 알제리전에선 전방에서 완전히 고립돼 하프 타임 때 교체되는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 순간 영웅이 됐다.
24년 전인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아르헨티나와의 결승전에서 후반 막판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독일의 우승을 이끈 전설의 왼쪽 윙백 안드레아스 브레메도 그랬다. 당시 조별리그 유고전과 아랍에미리트전에서 쓸 데 없는 파울로 두 번의 경고를 받았다. 그래서 조별리그 3차전 콜롬비아전은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다. 앞서 두 경기에서 2승을 거뒀지만 프란츠 베켄바워 감독은 브레메에게 단단히 화를 냈다. 16강전부터 그는 완전히 달라졌다. 안정된 수비와 함께 공격에서도 힘을 보탰다. 16강 네덜란드전에서 쐐기 골, 4강 잉글랜드전에서 첫 골과 함께 승부차기 1번 키커로 나서 골문을 열었다. 그러고는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를 그의 발끝으로 침몰시켰다.
이번 월드컵 16강 알제리전에서 전반 별다른 활약 없이 오프사이드만 4차례 걸린 괴체를 요아힘 뢰프 독일 감독은 하프타임 때 아주 ‘매정하게’ 교체했다. 괴체로서는 더이상 남은 경기에 출전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뢰프 감독은 언젠가 괴체가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었다. 2012년 8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벌어진 아르헨티나와의 평가전(1-3 독일 패) 당시 뢰프 감독은 20세이던 약관의 괴체를 투입했다. 이날 메시는 펄펄 날았다. 일찌감치 점수 차가 벌어졌지만 그 경기에서 괴체도 아르헨티나 문전을 휘젓고 다니며 영패를 모면하는 골을 도왔다.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 후 기자회견에서 뢰프 감독은 괴체를 투입하면서 “나가서 네가 메시보다 낫다는 걸 보여줘라”고 말한 사실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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