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는 성공한 정책인가? 많은 전문가들은 ‘절반의 성공’ 정도로 평가하는 것 같다. 필자의 견해는 ‘성공한 정책’ 쪽에 무게를 두고 싶다. 왜냐하면 국민과의 소통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하나의 화살은 쉽게 부러지지만 세 개가 합해지면 쉽게 부러지지 않는다는 ‘세 개의 화살’ 동화를 차용하여 복잡한 경제 정책들을 보다 쉽고 명료하게 이해시킴으로써 국민의 신뢰와 동참을 이끌어냈다.
경제는 심리이다. 모든 경제 주체들이 ‘경제는 회복된다’고 느끼면 경제는 회복되는 것이다. 경제가 회복된다고 판단되면 기업들은 투자에 나서고 개인들은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거나 주식 투자에 나서게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아베노믹스는 ‘경제는 회복될 것이다’란 확신을 국민에게 심어주려 노력하였고, 심지어 ‘만일 경제가 회복되지 않으면 경제가 회복될 때까지 무제한이라도 돈을 풀겠다’란 극약처방까지 서슴지 않은 것이다. 바로 이러한 정책이 미국 연준의 ‘양적 완화’ 정책의 핵심이기도 하다.
한국 경제는 지금 기로에 서있다. 경기적인 측면에서는 수출과 내수가 동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분기에 세월호 사태까지 겹치면서 민간소비와 투자가 얼어붙었고 자칫하면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이다.
중장기적인 차원에서는 성장 잠재력 훼손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3%대 중반까지 내려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상태로 방치할 경우 일본형 장기 디플레이션이 우리에게도 닥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우리 경제도 디플레이션의 기로에 서있기 때문이다.
이제 2기 경제팀이 출범했다. 이번 경제팀은 경기적 측면에서의 더블딥도 극복해야 하고, 훼손된 성장 잠재력을 복원해야 하며, 일본식 장기복합불황에 빠지지 않도록 지켜내야 한다. 역대 경제팀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어려운 숙제임에 틀림없다.
다행스럽게도 2기 경제팀은 그 진용이 매우 탄탄하다. 한국 경제에 대한 이해, 강력한 추진력, 정치권과의 조율 능력 등 나무랄 데가 없다. 다만 한 가지 덧붙인다면 아베노믹스가 보여준 ‘국민과의 소통’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하고 싶다. ‘경제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회복될 때까지 모든 정책적 수단을 동원하겠다’라는 강력한 시그널을 지속적으로 보낸다면 경제는 반드시 회복될 것이다. 2기 경제팀은 정무적 능력 및 언론과의 소통 경험 등을 활용해 이러한 중차대한 임무를 차질 없이 수행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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