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100억원 규모의 대작들이 벌일 여름 극장가 격전에 나선 ‘명랑’의 주연 최민식이 밝힌 소감이다. 중압감의 다른 표현이다. 30일 개봉하는 ‘명량’은 한 주 먼저 선보이는 ‘군도:민란의 시대’에 이어 대전의 2라운드를 연다.
21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선보인 ‘명량’은 주인공 이순신을 연기한 최민식의 ‘명불허전’ 연기와 61분 동안 펼쳐진 해양 전투장면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또 ‘군도’와 비슷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다른 표현법을 택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명량’은 최민식에 상당 부분 의존한 영화다. 이야기의 배경인 조선시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상징하는 인물이 곧 이순신인 탓에 그를 연기한 최민식은 ‘명량’의 기승전결을 모두 책임지는 절대적인 존재이다. 최민식은 앞서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신세계’로 다시 맞은 전성기의 역량을 ‘명량’에 아낌없이 쏟아 부었다. 그는 “충무공을 연기하는 데 갖는 부담이 왜 없었겠느냐”며 “상업적인 차원을 떠나 우리도 자부심을 느낄 만한 영화 한 편 가져보자는 마음으로 촬영했다”고 밝혔다.
영화는 12척의 배로 330척의 왜군을 물리친 명량대첩을 그렸다. 61분에 달하는 해전은 최민식과 더불어 ‘명량’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다. 다만 표현의 완성도면만으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통해 높아질 대로 높아진 관객의 눈높이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 미지수다. 연출자 김한민 감독은 “단순한 비주얼이 아니라 관객이 공감하고 몰입하는, 이순신이란 인물을 통해 구현되는 장면이길 바랐다”고 말했다.
‘명량’이 먼저 겨뤄야 할 상대는 ‘군도’. 두 영화는 공교롭게도 혼돈의 시기 ‘백성’이 나라의 주인이란 메시지를 담고 있다. 다만 주제를 표현하는 방식은 전혀 달라서 ‘군도’가 민초들의 자발적인 결집을 그린 반면 ‘명량’은 절대적인 리더를 통한 변화에 주목했다.
과연 그 흥행 결과는 어떨까. 최민식은 “대중의 취향은 늘 다른 선택을 하게 돼 있다”며 “그에 좌우되지 않으려 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