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5월 도피중 작성 추정 메모 공개
A4 31쪽 분량 거꾸로 쓴 다빈치체, 거울에 비춰 읽어야… 신도들 확인
“미심쩍은 의문 꼬리” 음모론 제기… “히틀러 하수인-인민재판” 표현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이 도피 중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가 공개됐다. 시사주간지 ‘시사IN’은 21일 유 전 회장이 쓴 A4용지 31쪽 분량의 메모를 입수했다며 내용 일부를 보도했다. 해당 메모가 유 전 회장의 친필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들은 21일 통화에서 “메모의 특이한 필체가 유 전 회장의 것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메모는 거울에 비춰 읽어야 해석이 가능하도록 거꾸로 쓰여 있는데, 이는 유 전 회장이 발명 아이디어의 보안 유지를 위해 고수해온 필체라는 설명이다. 이 필체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필체로도 유명해 자신의 천재성을 과시하려는 인사들이 애용해 왔다.
공개된 메모에는 “나 여기 선 줄 모르고 요리조리 찾는다. 마음에 없는 잡기 놀이에 내가 나를 숨기는 비겁자같이 되었네” 등 도피 중 심경을 암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아무리 생각을 좋게 가지려 해도 뭔가 미심쩍은 의문들이 꼬리(를 문다)”라며 검찰 수사를 ‘음모’로 받아들이는 듯한 내용도 적혀 있다.
“연일 터져대는 방송들은 마녀사냥의 도를 넘어 구시대 인민재판의 영상매체로 진화되어…” 등 언론 보도를 비난하는 내용도 1페이지 분량이 넘는다. 메모 중에는 언론과 정치인을 “광란한 히틀러의 하수인들”에 비유하고 “거짓말들을 위시해서 미쳐 날뛴다”는 격한 표현도 눈에 띈다.
유년 시절의 기억과 향후 각오를 담은 내용도 있다. “호기심 때문에 자그마한 물체를 열려고 하다가 폭발해서 죽을 뻔했다”, “내 노년의 비상하는 각오와 회복되는 건강을 경축하며” 등이다.
해당 메모의 작성 시점은 “첫날은 신 선생 댁에서 지내다가 짧지만 곤한 잠에 휴식을 취했었다”는 내용으로 미루어 유 전 회장이 여비서 신모 씨(33·구속)와 함께 경기 안성시 금수원을 빠져나온 5월 이후로 추정된다. 유 전 회장은 이후 전남 순천시 서면 학구리의 별장 ‘숲속의 추억’에 머무르다가 5월 24일 검찰에 은신처가 발각되자 신 씨를 버려둔 채 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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