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무기 앞세워 후반기 첫판 V장식… 커쇼·그레인키와 NL 다승 공동 3위 진화하는 류현진 무엇이 달라졌나
140km 고속 슬라이더·낙차 큰 커브로 타자들 셧아웃 피츠버그 원정경기 7이닝 2실점…방어율 3.39로 낮춰
후반기 첫 단추를 잘 꿰었다. LA 다저스의 류현진(27)이 시즌 11승 고지에 올라섰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와 다승 부문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며 내셔널리그 공동 3위로 도약했다.
전반기를 마친 후 류현진은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에는 방어율을 낮추는데 중점을 둘 생각이다. 그러다 보면 승리는 자연스럽게 쌓아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류현진은 22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원정경기에서 자신의 굳은 다짐을 실행에 옮겼다. 7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으로 2점만을 허용, 방어율을 3.44에서 3.39로 끌어 내렸다.
투구수도 적절했다. 98개의 공을 던져 66개의 스트라이크를 기록하며 5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특히 최근 재미를 보고 있는 140km 안팎의 빠른 슬라이더와 낙차 큰 커브를 주무기로 삼아 파이어리츠 타자들의 밸런스를 무너뜨렸다.
27개의 공을 던진 4회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위기조차 없었다. 4회 2사 1루에서 닐 워커에게 유일한 볼넷을 허용한 것이 이날 옥에 티였다. 2사 1, 2루에서 러셀 마틴과 조디 머서에게 연속 우전 적시타를 내줘 2점을 빼앗겼다.
다저스 타선은 지난 시즌 잠시 한솥밥을 먹었던 파이어리츠 선발 볼케스를 효과적으로 공략하며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었다. 3회에 매트 켐프의 적시 2루타 등으로 2점을 선취한 후 4회에는 집중 4안타를 몰아쳐 3점을 추가했다. 전날 사구를 두 차례나 맞아 경기에 결장한 핸리 라미레스의 공백은 저스틴 터너가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너끈히 메웠다. 3번타자로 나선 아드리안 곤잘레스도 3타수3안타 2볼넷으로 100% 출루하며 타선의 중심을 잡아줬다. 안드레 이디어와 류현진을 제외한 나머지 주전 멤버들은 장단 12안타를 터뜨리며 오랜만에 활발한 공격력을 뽐냈다.
류현진의 호투를 발판으로 승리를 따낸 다저스는 파이어리츠의 천적임을 입증했다. 지난 2001년 이후 파이어리츠전에서 69승29패로 승률 0.704를 마크했다.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특정 팀을 상대로 기록한 최고 승률이다.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의 직구가 좋았다.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좌우로 제구가 잘됐다. 그리고 좋은 커브를 던졌다”고 평가하며 “류현진은 언제나 좋은 밸런스로 공을 던지고 있다”고 만족해했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매 경기가 의미 있다. 선발투수로서 역할은 팀이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것을 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파이어리츠와의 경기에 3차례 등판해 모두 승리를 따낸 류현진은 오는 28일 숙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12승 도전에 나선다. 이 경기는 ESPN을 통해 미국 전역에 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