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 근처에 있던 유류품 중 일부는 전남 순천시 ‘숲 속의 추억’ 별장에 있던 물품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23일 오후 9시부터 1시간 25분 동안 별장을 다시 압수수색해 유 전 회장의 유류품과 같은 물건을 확보한 뒤 내부를 취재진에 공개했다.
경찰이 별장에 들어섰을 당시엔 유 전 회장 시신과 함께 발견된 ASA스쿠알렌 갈색 병이 100여 개 널려 있었고 진공포장한 육포 봉지 90여 개가 든 비닐봉지도 발견됐다. 식탁에는 구원파 신도가 경기 안성시 금수원에서 가져다 준 육포와 말린 사과, 구원파 관련 회사가 생산하는 녹차사탕과 30mL짜리 ‘아해티 앤 그린티’ 병 등 다양한 유기농식품이 가득 놓여 있었다. 유 전 회장 시신 옆에 있던 베이지색 천가방에는 ‘꿈 같은 사랑’ ‘글소리’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는데 별장에선 이 단어들을 제목으로 하는 책이 여러 권 발견됐다.
별장 2층 다락방에는 양쪽에 각각 비밀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계단을 올라서서 왼쪽 통나무 벽면에 붙어 있는 검은색 소파를 치우면 구석에 돈가방이 있었던 비밀공간으로 들어가는 출입구가 나온다. 오른쪽 통나무벽 끝에는 유 전 회장이 5월 25일 압수수색 당시 숨어 있었던 비밀공간으로 진입하는 출입구가 있었다. 비밀공간 내부에는 건축물 폐기물 등이 놓여 있었다. 경찰은 1층 바닥에 깔려 있던 건물 설계도 여러 장을 확보하고 도피 조력자들이 검경의 수색에 대비해 비밀공간을 미리 만들어 뒀던 것인지를 수사할 방침이다.
별장에선 유 전 회장이 평소 신다가 가져온 것으로 보이는 최고급 남성 수제화 ‘벨루티’ 구두와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 구두가 각각 상자에 담겨 있었다고 전해졌다. 책상에는 도피 중에도 카메라를 챙긴 듯 카메라 배터리와 충전기가 여러 개 놓여 있었고 성경과 유병언이 쓴 ‘꿈 같은 사랑’ ‘그분 다시 살으셨소’ 등의 책이 발견됐다. 냉장고는 음식으로 가득 차 있었고 화장실에는 유 전 회장이 발명했고 구원파 신도 대부분이 애용하는 관장기 ‘내클리어’도 비치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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