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반군지도자, 부크 미사일 보유 첫 인정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5일 03시 00분


“격추 직후 증거 없애려 돌려 보내”… 도네츠크共 총리는 즉각 부인

우크라이나 반군 지도자 한 명이 “(말레이시아 MH17 여객기 격추 당시) 반군이 부크 지대공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반군 핵심 인사가 MH17 격추의 직접적 원인으로 보이는 부크 미사일 보유 사실을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알렉산드르 보로다이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총리는 이를 즉각 부인했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에서 보스토크 대대를 이끄는 알렉산드르 호다코프스키 사령관은 23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건 당시) 반군이 부크 미사일을 가지고 있었다. 사건 발생 직후 증거를 없애기 위해 (루간스크인민공화국으로) 돌려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들이 세운 국가다.

그는 “이 미사일이 루간스크에서 왔다고 들었다. 러시아가 이 미사일을 제공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사건 당일 우크라이나 전투기가 도네츠크 상공을 비행하면서 부크 미사일을 발사하도록 도발했다”고 덧붙였다.

영국 가디언 등 주요 외신들은 호다코프스키 사령관이 이런 사실을 밝힌 배경으로 반군 세력의 내부 갈등을 지적했다. 앞서 10일 그는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의 군 최고지도자 이고리 스트렐코프 사령관의 지휘를 따르지 않겠다며 공개적으로 ‘항명선언’을 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사고로 각각 193명과 27명의 희생자를 낸 네덜란드와 호주는 추락 현장을 보존하기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 등 다국적 보호군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반군은 282구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밝혔지만 현장엔 여전히 시신들이 있다고 조사단은 전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우크라이나 반군지도자#부크 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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