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엄마’ 딸 박수경과 용인서 검거… 현금 1500만원 - 3600유로 압수
유대균 “부친 사망사실 몰랐다”… 국과수 “유병언 死因 규명 못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의 장남 대균 씨(44)가 25일 경기 용인시의 한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5월 13일 A급 지명수배자 신분이 된 지 73일 만이다.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5일 오후 7시경 경기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 G오피스텔에 은신 중이던 대균 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또 그의 ‘호위무사’로 알려진 ‘신엄마’의 딸 박수경 씨(34)도 현장에서 함께 붙잡았다. 앞서 경찰은 오피스텔을 임차해 거주하던 하모 씨(35·여)도 체포했다. 하 씨는 대균 씨와 함께 조각가로 활동한 측근의 여동생이다.
경찰에 따르면 하 씨는 5월 초까지 오피스텔을 사용하고 한동안 비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대균 씨 주변 인물의 연고지를 수사하던 중 하 씨의 오피스텔에서 수도와 전기가 계속 사용되는 것에 주목했다. 그리고 이날 오후 5시경 오피스텔을 급습했다. 박 씨는 태권도 유단자이지만 검거 과정에서 두 사람 모두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다. 경찰은 현장에서 도피자금으로 보이는 현금 약 1500만 원과 3600유로(약 496만 원)도 압수했다. 이들은 곧바로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로 압송돼 신원 확인을 거쳤다. 이어 인천지검으로 옮겨져 계열사 자금 횡령 등 구체적인 혐의 내용에 대해 조사를 받은 뒤 밤늦게 인천구치소에 수감됐다. 검찰은 27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검찰은 이날 오후 4시 “대균 씨가 자수할 경우 아버지가 사망하고 어머니인 권윤자 씨(71)가 구속된 사정을 참작해 최대한 관용을 베풀어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이 ‘선처’ 방침을 발표한 지 약 3시간 만에 대균 씨는 경찰에 붙잡히면서 자수할 기회를 놓쳤다. 대균 씨는 오피스텔 은신 기간 내내 휴대전화나 컴퓨터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아버지 유 전 회장의 사망 사실을 몰랐다가 검거 직후 경찰로부터 처음 전해 들었다.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25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월동 서울분원에서 유 전 회장 시신의 감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정에서 유 전 회장의 신체 특징인 금니, 왼손가락 일부 변형 등이 확인됐다. 사인의 하나로 의심됐던 독극물은 검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청산가리나 농약, 뱀독 등 독극물에 의한 타살이나 음독자살 가능성은 배제됐다.
그러나 국과수는 시신의 부패 정도가 워낙 심해 질식사나 지병, 외부 충격에 의한 사망 가능성을 확인하지 못했다. 강신몽 가톨릭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현장이 훼손되지 않았다는 조건에서 사진만 놓고 볼 때 저체온에 따른 사망으로 볼 수 있다”며 체온 하강에 따른 자연사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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