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병(팔달)은 수원 화성 팔달문을 한가운데 품고 있는 구(舊)도심이다. 팔달은 전통적으로 여당의 강세 지역이었다. 1992년 선거구가 신설된 이후 남경필 경기도지사 아버지인 남평우 전 의원이 재선(14·15대 국회)을 했고, 1998년 남 전 의원의 별세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남 지사가 당선된 뒤 내리 5선(15·16·17·18·19대 국회)을 했다.
이번 7·30 재·보궐선거는 40대 검사 출신인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와 경기도지사와 당대표 등을 두루 지낸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후보가 맞대결하는 구도다. 선거 초반에는 손 후보가 수월하게 이길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반환점을 돌면서 팽팽한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지난주 각종 여론조사에선 두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했다. 20∼21일 실시한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는 손 후보(37.5%)가 김 후보(34.5%)를 다소 앞섰지만, 22∼23일 KBS 여론조사에서는 김 후보(42.9%)가 손 후보(38.8%)를 제쳤다. 그래서인지 28일 지역에서 만난 유권자들의 의견도 팽팽하게 갈렸다.
서둔동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신윤철 씨(41·자영업)는 “늘 하던 대로 ‘1번’을 찍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수원역 대형쇼핑몰 입점에 반대하며 5일째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 수원시상인연합회의 김한중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 상인들은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며 "무엇보다 전통시장과 민생경제를 살리는 후보가 당선됐으면 할 뿐"이라고 말했다. 매선동 역전시장에서 만난 김모 씨(60·자영업자)는 “예전 같으면 ‘1번’이 무조건 될 텐데, 이번엔 세월호 참사 대응 등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잘못한 것이 많다.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이날도 “저는 결코 수원을 떠나지 않는다”며 “수원에서 태어나고 자란 김용남을 키워 달라”고 호소했다. 손 후보가 경기 광명(1993년 보궐선거), 서울 종로(2008년 총선), 경기 성남 분당을(2011년 보궐선거) 등 여러 차례 지역구를 바꿨다는 점을 막판 쟁점으로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다. 이에 맞서 손 후보는 “팔달은 제 정치인생 마지막 지역구”라면서 “경륜을 바탕으로 팔달을 발전시킬 수 있게 도와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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