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선/화제의 당선자]
첫 도전 나선 김용남-유의동-홍철호… 野 거물 손학규-정장선-김두관 물리쳐
7·30 재·보궐선거의 포연이 흩어진 자리는 거물의 무덤으로 변했다. 정치 신인들은 골리앗을 눕힌 다윗이 됐다.
경기 수원병(팔달)에서는 새누리당 김용남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후보를 꺾었다.
새누리당이 내리 22년 동안 국회의원을 배출한 이 지역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한 김 의원은 선거 초반 ‘지역 일꾼’을 내세웠지만 낮은 인지도 탓에 고전했다. 선거를 사흘 앞두고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재산 축소신고를 확인하면서 위기에 몰렸다.
정의당 이정미 후보가 사퇴해 야권후보 단일화가 성사되면서 승부는 더더욱 예측하기 어려웠다. 김 의원은 “손 후보는 곧 지역구를 떠날 사람”이라고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었고, 여권 지지층이 결집해 승리를 거머쥐었다.
충격의 패배를 맛본 손 후보는 원내 재진입에 실패하면서 장래가 불투명해졌다. 6·4지방선거를 통해 야권의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당내 대권주자로 떠올라 당내 입지도 더욱 좁아지게 됐다.
경기 평택을에서는 40대인 새누리당 유의동 의원이 이곳에서 3선(16, 17, 18대)을 한 새정치연합 정장선 후보를 꺾었다. 정 후보의 관록과 조직을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란 예측과는 달리 유 의원은 뒷심을 발휘했다. 평택 출신의 유 의원은 이한동 전 국무총리가 국회의원 시절 비서였고, 2012년 대선 때엔 박근혜 대통령의 중앙선대위 공보단 자료분석팀장이었다.
정 후보는 뜻밖의 일격을 당했다.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지만 ‘권은희 공천 파동’과 무소속 김득중 후보(전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가 야권 지지층 일부를 가져가면서 결국 고배를 들었다.
경기 김포에서는 새누리당 홍철호 의원이 야권 대선주자 중 한 명인 새정치연합 김두관 후보를 쓰러뜨렸다. 홍 의원은 경남도지사를 지낸 김 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낮았지만 김포에서 오랫동안 대를 이어 살아왔다는 점을 내세워 지역 민심을 파고들었다. 홍 의원은 김포의 한 농장에서 일하다가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인 ‘굽네치킨’을 일궈낸 자수성가형 최고경영자(CEO) 이력을 강조하며 금배지를 달았다.
반면 김 후보는 경남을 떠나 김포에 출마하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13, 17, 18대 총선에서 여당세가 강한 경남 남해에 출마해 지역주의라는 철옹성에 도전했지만 실패하면서 ‘리틀 노무현’이라고도 불렸다. 2012년 지사 직을 중도사퇴하고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다가 패해 ‘빈손’이 됐다.
경기 수원정(영통)에서는 새정치연합 박광온 의원이 당선됐다. 상대는 이명박 정부 대통령실장 등을 지낸 새누리당 임태희 후보. 박 의원의 승리는 수도권 6곳 가운데 유일한 승리여서 더 빛이 났다. MBC 앵커, 보도국장 등을 지낸 박 의원은 2012년 총선 때 전남 해남-완도-진도 경선에 나섰다가 패했다. 당내에서 “묵묵히 당을 위해 뛰어온 점을 평가해야 한다”는 얘기들이 설득력을 얻으며 강력한 인사들을 제치고 공천을 받았다. 박 의원은 야권후보 단일화의 최대 수혜자란 평가도 받는다.
이명박 정부 때 대통령실장, 노동부 장관을 지낸 3선 의원 출신의 임 후보는 ‘검증된 경제 전문가’ 등 인물론을 내세우며 표심잡기에 주력했지만 야당 세가 강한 데다 정의당 천호선 후보의 사퇴로 야권후보 단일화까지 성사되면서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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