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聯 의총서 비대위장 추대… 朴, 트위터에 “비 와도 새는 날아”
2015년초 全大까지 사실상 당권 행사… 5일 비대위 멤버-운영방향 발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4일 7·30 재·보궐선거 패배 후 당 수습을 책임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비대위 체제는 내년 1월 말에서 3월 사이에 열리는 전당대회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비대위원장은 전대까지 사실상 당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뒤 “(비대위원장직을) 피하고 싶었다. 그런데 피할 수 없는 상황인 것도 안다”며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 엄중한 책임을 피하지 않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비공개 의원총회 마무리 발언에서 “선거 패배 다음 날인 7월 31일 당직자들로부터 ‘죄송하다’는 문자를 받았다. 한강다리를 건너 출근하면서 마치 밤섬에 홀로 남겨진 느낌이었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의원들은 의총에서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는 것은 업무가 과중하다”며 박영선 비대위 체제를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9월 정기국회와 세월호 특별법 제정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당 재건 업무까지 맡는 것은 무리라는 취지. 하지만 박 원내대표가 당 내에서 유일한 선출직 지도부로서 정통성을 갖고 있다는 데 대부분의 의원이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무당무사(無黨無私·당이 없으면 내가 없다)의 정신으로 임해야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자신의 트위터에는 ‘비가 와도 가야 할 곳이 있는 새는 하늘을 날고 눈이 쌓여도 가야 할 곳이 있는 사슴은 산길을 오른다’라는 시 구절을 올렸다.
비대위원의 인선 등 후속조치는 박 원내대표에게 일임됐다. 혁신 비대위의 성격을 지닌 만큼 의욕적으로 당의 개혁을 주도할 수 있는 외부인사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은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비대위 구성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박 원내대표는 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비대위 구성과 운영 방향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하지만 ‘박영선 비대위 체제’가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7·30 재·보궐선거 패배 이유와 총체적 난국에 대한 해법을 놓고 계파 간에 이견이 큰 탓이다. 자칫 계파 간의 노선 투쟁이 불거질 경우 박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도마에 오를 수 있다.
박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은 것을 두고 그의 향후 정치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일각에선 야권의 대표 정치 지도자로서 입지를 더욱 다지게 될 것이라고 보지만, 또 다른 한편에선 제대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내상만 입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박 비대위 체제의 성과 여하에 따라 당의 운명도, 박 원내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크게 요동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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