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흐름이 중요하다. LA 다저스 류현진은 지난해 5월29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전에서 생애 첫 완봉승을 거뒀다. 2안타 3-0 완봉승이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에인절스와 올 에인절스는 확실히 다르다. 당시 에인절스는 23승28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3위에 머물러 있었다. 선두 텍사스와 게임차도 무려 9.5였다.
6일(한국시간) 현재 에인절스는 67승45패를 기록하고 있다. 지구선두 오클랜드를 2.0게임 차로 바짝 쫓고 있다. 승률은 오히려 다저스(64승50패)보다 좋다. 지난해 5월에는 투타가 바닥을 치고 있을 때였고, 현재는 플레이오프 진출은 이변이 없는 한 떼논 당상이다. 전날 잭 그링키가 1회 4실점하면서 0-5로 패전투수가 됐고, 이날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도 3회까지 무려 7안타를 허용하며 3실점했다. 4회 이후 무안타 무실점으로 안정을 되찾았지만 초반 2루타 4개가 실점의 빌미가 됐다. 에인절스 타자들은 커쇼의 이름에 주눅 들지 않고 마음껏 휘둘렀다.
커쇼의 2루타 허용은 모두 직구였다. 에인절스 타자들이 철저하게 대비하고 나왔음을 알 수 있었다. 4회 이후 변화구 위주로 투구패턴을 바꾸자 이에 맞섰다. 산전수전 다 겪은 에인절스 돈 베일러 타격코치의 스카우팅 리포트가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에인절스는 3-4로 뒤진 8회 초 브라이언 윌슨으로부터 앨버트 푸홀스가 동점홈런을 날려 커쇼의 14승을 저지했다. 커쇼는 7이닝 7피안타 2볼넷 7탈삼진 3실점으로 헛심만 쓴 꼴이 됐다. 그러나 다저스는 9회 1사 1,3루에서 안드레 이티어의 3루 땅볼을 에인절스 3루수가 홈에 악송구해 끝내기 실책으로 5-4 승리를 거뒀다.
에인절스의 타선은 지난해와 다소 차이가 있다. 3루수에 2011년 월드시리즈 MVP 데이비드 프리스, 6월 뉴욕 메츠에서 트레이드된 우익수 루키 콜린 카우길이 새로운 얼굴이다. 지난해 류현진 등판에서는 2010년 아메리칸리그 MVP 조시 해밀턴이 출장하지 않았다. 전날 통산 1300승을 달성해 명장 대열로 한걸음씩 단계를 밟고 있는 마이크 소시아 감독은 이날 좌완 커쇼를 겨냥해 순수 좌타자로는 해밀턴 한 명만을 오더에 포함시켰다. 톱타자 에릭 아이바는 스위치히터다. 8일 류현진 등판 때도 이 타순으로 맞설 가능성이 높다. 시즌 13승에 도전하는 류현진이 지명타자가 출장하는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천사들의 강력한 공격력을 잠재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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