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기업 오너가 직접 흉상 제작을 의뢰할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아티스트다. 청해진해운이나 세모그룹 계열사 경영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청해진해운과 계열사 자금 99억여 원을 빼돌린 혐의(배임 및 횡령)로 구속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사망)의 장남 대균 씨(44)가 최근 검찰에서 이같이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균 씨는 모 대기업 명예회장 A 씨가 5억 원을 주고 흉상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해 이를 제작한 것을 계기로 2008년 국내 한 월간지에 자신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 기사에는 흉상을 배경으로 A 씨와 찍은 사진과 함께 대균 씨가 만든 고 박정희 대통령의 흉상도 나온다. 대균 씨의 한 지인은 “10년 전쯤 박 전 대통령 측근의 부탁을 받고 흉상을 만들었다가 작품비를 주지 않아 지금은 개인 창고에 보관돼 있다”고 전했다.
세월호의 ‘쌍둥이배’로 알려진 인천∼제주 노선 여객선 ‘오하마나’호 작명과 관련된 진술도 눈길을 끈다. 2003년 청해진해운이 일본에서 들여온 오하마나호를 취항하기에 앞서 김한식 대표 등이 유 전 회장 가족이 식사하는 자리에 찾아와 “배 이름을 지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 이 자리에서 유 전 회장이 웃으며 “아, 이 사람들아 당신들이 다 알아서 해서 내 역할은 ‘하나마나’잖아”라고 했다는 것. 그러자 김 대표가 “아, 회장님 ‘하나마나’요? 그러면 ‘오하마나’가 어떠십니까”라고 건의해 배의 이름이 결정됐다고 한다. 유 전 회장의 말 한마디가 얼마나 막강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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