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유대균 “대기업 오너 흉상 5억 받고 제작”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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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들에게 수준급 조각가로 과시
“세월호 쌍둥이배 ‘오하마나’ 작명… 아버지의 ‘하나마나’ 발언서 따와”

“나는 대기업 오너가 직접 흉상 제작을 의뢰할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아티스트다. 청해진해운이나 세모그룹 계열사 경영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청해진해운과 계열사 자금 99억여 원을 빼돌린 혐의(배임 및 횡령)로 구속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사망)의 장남 대균 씨(44)가 최근 검찰에서 이같이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균 씨는 모 대기업 명예회장 A 씨가 5억 원을 주고 흉상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해 이를 제작한 것을 계기로 2008년 국내 한 월간지에 자신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 기사에는 흉상을 배경으로 A 씨와 찍은 사진과 함께 대균 씨가 만든 고 박정희 대통령의 흉상도 나온다. 대균 씨의 한 지인은 “10년 전쯤 박 전 대통령 측근의 부탁을 받고 흉상을 만들었다가 작품비를 주지 않아 지금은 개인 창고에 보관돼 있다”고 전했다.

세월호의 ‘쌍둥이배’로 알려진 인천∼제주 노선 여객선 ‘오하마나’호 작명과 관련된 진술도 눈길을 끈다. 2003년 청해진해운이 일본에서 들여온 오하마나호를 취항하기에 앞서 김한식 대표 등이 유 전 회장 가족이 식사하는 자리에 찾아와 “배 이름을 지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 이 자리에서 유 전 회장이 웃으며 “아, 이 사람들아 당신들이 다 알아서 해서 내 역할은 ‘하나마나’잖아”라고 했다는 것. 그러자 김 대표가 “아, 회장님 ‘하나마나’요? 그러면 ‘오하마나’가 어떠십니까”라고 건의해 배의 이름이 결정됐다고 한다. 유 전 회장의 말 한마디가 얼마나 막강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유병언 전 회장 및 기복침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
#유대균#세모그룹#청해진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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