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다운 3가지 당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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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방한 교황, 또 파격 ‘소탈행보’
[1] 바티칸서 환송예식 생략해달라
[2] 전세기에 특별공간 만들지말라
[3] 한국 花童 제안, 고맙지만 사양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의 방한을 앞두고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는 세계에서 온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특히 25년 만에 이뤄지는 교황의 아시아 방문에 대한 관심 때문인지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순례객이 많이 보였다.

8월은 원래 로마 교황청의 휴가 기간이다. 역대 교황들은 휴가를 로마 인근 호반 도시인 카스텔간돌포 여름 별장에서 보내왔다. 그러나 교황은 취임 첫해인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별장에서 휴식을 취하는 대신 바티칸 내 여행자 숙소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직접 차를 끓여 마시며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다.

○ 한국 방문에도 파격 행보

바티칸 교황청 프레스센터에서는 12일 오후 3시(현지 시간)에 교황 전세기에 동승하는 총 68명의 한국 언론과 외신기자들을 위한 브리핑이 열렸다. 교황이 방한 때 타고 갈 전세기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교황은 13일 오후 4시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에서 전세기(알이탈리아 항공의 에어버스 A330)를 타고 출발해 14일 오전 10시 반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한다. 해외 방문 시 교황은 이탈리아 국적기인 알이탈리아 전세기 편으로 출발했다가 방문국의 국적기로 귀국하는 게 관례다. 이번에도 교황은 귀국 길엔 대한항공(KAL) 특별기를 탄다.

교황의 전세기에 언론은 ‘셰퍼드 원(Shepherd One)’이라는 애칭을 붙였다. 성경 구절의 ‘착한 목자(Good Shepherd)’와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에서 따왔다. 하지만 에어포스 원과 달리 피곤할 때 쉴 수 있는 침대나 첨단장비를 갖춘 회의실 같은 것은 없다. 교황은 전세기에 어떤 특별한 공간을 만들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한국으로 떠날 때도 공항에서 환송예식을 생략하고 간소한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날 공항에는 바티칸시국 주재 62개국 외교사절의 단장을 맡고 있는 모로코 대사와 한국대사관 관계자 등 단 2명만 참석한다.


▼교황 中영공 통과때 관계개선 메시지 주목▼


명동성당 신자들 “교황님 빨리 뵙고 싶어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이틀 앞둔 12일 서울 명동대성당을 찾은 가톨릭 신자들이 교황 미니어처를 포함한 기념품을 둘러보고 있다. 교황은 14일부터 18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뉴스1
명동성당 신자들 “교황님 빨리 뵙고 싶어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이틀 앞둔 12일 서울 명동대성당을 찾은 가톨릭 신자들이 교황 미니어처를 포함한 기념품을 둘러보고 있다. 교황은 14일부터 18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뉴스1
주바티칸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교황에게 축하의 꽃다발을 주는 ‘화동(花童)’을 제안했으나 ‘뜻은 고맙지만 굳이 번거롭게 할 필요가 없다’고 해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황이 이번에도 가방을 직접 들고 비행기에 오를 것인가도 관심사다. 지난해 브라질을 방문할 때 교황이 검은색 짐 가방을 직접 들고 비행기 계단을 올라 화제가 됐다.

한국 방문을 마치고 로마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교황이 기자회견을 할 가능성도 높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교황이 방한 때 한국과 동아시아 지역 국가들이 전쟁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군비 경쟁 대신 평화에 힘쓰며 화해를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전세기, 중국 영공 최초 통과

교황의 전세기가 상공을 통과하는 나라를 지날 때마다 교황은 해당 국가의 지도자에게 전하는 인사말을 내놓는 게 관례다. 이번 방한 때는 중국 영공을 통과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교황이 60여 년간 외교관계가 단절됐던 중국에 보낼 메시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미국 ABC방송이 전했다.

1989년 한국을 방문했던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의 경우 중국 영공을 통과하려 했으나 중국 측의 반대로 소련(현 러시아) 영공을 통과했다. 당시 요한 바오로 2세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처음으로 라디오를 통해 인사말을 전하며 조만간 모스크바도 방문하길 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바티칸=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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