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3경기 18QS…강한 멘탈 2년차 징크스 깨 오늘 애틀랜타전서 14승·다승 공동 1위 도전
루키 시즌 뛰어난 성적을 올린 후 이듬해 상반된 결과가 나오는 사례를 일컬어 흔히들 ‘2년차(소포모어) 징크스’라 말한다. 하지만 LA 다저스의 선발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27·사진)은 다르다. 지난해보다 오히려 더 뛰어난 성적으로 승승장구하며 내셔널리그 다승왕 경쟁을 펼치고 있다.
● 류현진 14일 애틀랜타전서 14승 도전
류현진이 14일 오전 8시10분(한국시간) 터너필드에서 열리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시즌 14승에 도전한다. 상대 선발투수는 우완 어빈 산타나(32)로, 올 시즌 11승6패에 방어율 3.69로 준수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특히 최근 5경기에서 4연승 무패, 방어율 2.65로 호투해 만만치 않은 상대다. 류현진은 지난해 정규시즌 때 애틀랜타를 한 차례 상대해 7.2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승패를 기록하지는 못한 바 있어 이번에 애틀랜타전 첫 승 사냥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무엇보다 이날 승리를 거두면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1위로 도약할 수 있어 애틀랜타전에 눈길이 모일 수밖에 없다. 13일 현재 내셔널리그 다승 1위는 다저스 팀 동료인 클레이튼 커쇼를 비롯해 윌리 페랄타(밀워키), 애덤 웨인라이트로 14승을 기록 중이다.
● 2년차 징크스? NO, 반전의 달인!
다승도 다승이지만 류현진은 내용적으로도 ‘2년차 징크스’라는 말을 비웃듯 맹활약하고 있다. 23차례 등판에서 18차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성공했다. 퀄리티스타트를 못한 경기는 5경기로, 호주에서 열린 시즌 첫 등판에서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한 경기에서 4점 이상 내준 것은 4차례뿐이다.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지녔어도 선발로 등판하는 모든 경기에서 승리를 거둘 수는 없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과 MVP(최우수선수) 동시 석권을 노리고 있는 팀 동료 클레이튼 커쇼(26)도 5월 18일 애리조나 디백스 원정경기에서 2회도 넘기지 못하고 조기강판되는 수모를 겪었다. 1.2이닝 동안 7점이나 빼앗긴 것. 5월 29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7이닝 3실점을 하며 시즌 전적 3승2패(방어율 3.57)를 기록했을 때만 해도 사이영상 2연패는 물 건너 간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6월에 들어 출전한 6경기를 모두 승리하는 등 최근 등판한 13경기에서 단 한 차례 패배도 없이 11승을 거두는 괴력을 발휘했다. 특히 완봉 2차례를 포함해 4번이나 혼자 경기를 끝까지 책임졌고, 방어율을 1.78까지 끌어내려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비록 커쇼급은 아니어도 류현진의 성적을 보면 ‘반전의 달인’이라 불러도 지나침이 없다. 3월에 열린 두 차례 등판에서 1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다 4월 5일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2이닝 8실점(6자책)으로 무너졌다.
하지만 이후 두 차례 등판에서 모두 7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분위기 쇄신에 성공했다. 특히 원정 경기로 열린 자이언츠와의 리턴매치에서 4안타 무실점으로 방어율을 1점대로 끌어내린 것은 얼마나 멘탈이 강한 선수인지를 입증시키기에 충분했다.
류현진은 4월 28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5이닝 6실점(5자책)으로 호되게 당했다. 홈런 1방을 포함해 안타를 9개나 허용한 것. 경기 후 3회부터 어깨에 이상 징후를 느꼈다고 토로한 류현진은 빅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부상자 명단에 등재됐다. 하지만 24일 만에 다시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이후 4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내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6월 12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경기에서 6이닝 4실점으로 시즌 세 번째 패배를 당한 후에는 또 다시 4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비록 승운이 따르지 않아 2승밖에 챙기지 못했지만 방어율을 3.08로 끌어내렸다.
현재까지 올 시즌 최악의 경기는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7월 9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이었다. 팀 타선이 1회부터 폭발해 저스틴 벌랜더를 상대로 5점이나 뽑아줬지만 2.1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방어율은 다시 3.65로 치솟았다.
● 현재 페이스라면 18승 달성도 무난
올스타브레이크 기간 동안 칼을 갈은 류현진은 후반기 4경기에 등판해 4승 무패를 기록했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까지 포함해 최근 5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다.
현재 페이스가 이어질 경우 18승 달성도 충분히 바라볼 만하다. 류현진으로선 한국인 메이저리거로는 최초로 개인 타이틀 획득이 가시권에 들어온 상황. 최근 호투로 방어율을 3.21로 끌어 내려 2점대 진입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2년 차 징크스’가 아닌 류현진의 ‘2년 차 성공 스토리’가 어떤 결말을 빚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