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께 한국 상황 전하고 싶다는 기도 이뤄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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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미사 초청받은 김헬렌씨
한국 첫 영세 이승훈의 8代 외손녀… 2013년 바티칸 이어 세번째 만남

14일 프란치스코 교황을 세 번째로 만난 김헬렌 씨가 앞서 두 번 만났을 때의 사진을 담은 플래카드를 들고 웃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14일 프란치스코 교황을 세 번째로 만난 김헬렌 씨가 앞서 두 번 만났을 때의 사진을 담은 플래카드를 들고 웃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14일 오후 서울 주한 교황청대사관 인근에서 만난 김헬렌 씨(22)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한 뒤 첫 미사에 초청받은 일반 신자 6명 중 한 명으로 이번이 교황과의 세 번째 만남이다.

“지난해 뵈었을 때는 너무 떨려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는데 이번에는 마음이 차분하고 편안했어요. 제가 ‘파드레’(이탈리아어로 ‘신부님’) 하며 다가서자 제 손을 잡아주셨죠.”

김 씨는 지난해 3월 이탈리아 로마 성베드로 광장의 교황 일반 만남 시간에 프란치스코 교황을 처음 만났다. 그는 당시 한국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마음을 담아 즉석에서 그린 태극기를 교황에게 들어 보였다. 교황은 나흘 뒤 발표한 부활절 메시지에 “한반도에 평화가 있기를 기원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두 번째 만남은 올해 4월 역시 일반 만남 때였다. 그는 “한국의 청소년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내용이 적힌 쪽지를 교황에게 전달했다.

두 번의 짧은 만남이 계기가 돼 김 씨는 할머니, 어머니와 함께 3대가 나란히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사관에서 가진 개인 미사에 초청받을 수 있었다. 김 씨는 한국인 최초의 가톨릭 영세자인 이승훈의 8대 외손녀이기도 하다. ‘헬렌’이라는 이름도 세례명 ‘헬레나’에서 따왔다.

그는 사진을 찍으며 “얼굴이 유난히 동그랗게 나오는 편”이라고 걱정할 때에는 또래 여대생처럼 보였다. 하지만 “교황님을 뵙고 한국의 상황을 전하고 싶다는 제 기도가 이뤄진 것처럼 우리 또래의 젊은이들이 나랏일에 더 관심을 갖고 기도를 한다면 평화통일도 이뤄지고 한국의 상황도 더 나아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할 때에는 누구보다 의젓한 모습이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프란치스코#교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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