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8일 시가 2억5000만 원에 달하는 1kg짜리 금괴 5개를 1억 원에 살 수 있다는 지인의 말을 들은 박모 씨(52)는 감정사 등 일행과 함께 판매자를 만나기 위해 서울 송파구의 한 호텔 커피숍을 찾았다. 판매자 김모 씨(58) 일당은 박 씨에게 “금괴 5개를 거래하고 난 뒤 300억 원을 가져오면 추가 판매하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자신이 1700억 원어치 금괴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때 감정사가 박 씨에게 “가짜 같다”고 귀띔했다. 감정을 위해 준비한 자석이 금괴에 붙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 박 씨가 진품 확인을 위해 금괴를 잘라보자고 제안하자 김 씨는 “돈도 안 주면서 왜 그러느냐”며 발끈했다. 이를 수상히 여긴 박 씨 일행이 몰래 경찰에 신고했고, 김 씨 일당은 경찰이 출동하자 황급히 도주했다.
경찰은 박 씨와 김 씨의 휴대전화 통화 기록 등을 토대로 추적한 끝에 김 씨 일당을 검거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사기 미수 혐의로 김 씨를 구속하고 공범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공범 중에는 전직 경기도의회 비례대표 의원인 최모 씨(48·여)도 포함돼 있었다.
‘가짜 논란’으로 덜미가 잡힌 김 씨지만 금괴는 모두 진품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가 가진 금괴는 5개가 전부였고 5년 전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과 달러 세탁에 필요하다며 이모 씨(45) 등 3명을 속여 가로챈 장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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