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은 25일 세월호 정국 타개를 위해 두 차례 의원총회를 열어 총력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당장 26일부터 분리 국감과 각종 입법 처리에 불응하는 등 보이콧 수순에 돌입했다. 협상 파행의 근본 원인을 청와대 여당으로 돌리면서 동시에 당내 이견과 후폭풍을 봉합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
○ 강경파들 “장외로 나가야”
오전 의원총회에서는 104명(전체 130명)의 의원이 참석해 27명이 발언에 나섰다.
시민단체 출신인 이학영 의원은 “선수가 두 번 다 KO를 당했으면 국민과 함께 밖에 나가서 싸워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장외투쟁을 주장했다. 여야 원내대표 합의안이 사실상 두 차례나 추인을 거부당한 만큼 국회를 등지고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은수미 의원 등 강경파들은 “유가족 뜻에 따라 세월호 특별법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승희 홍익표 의원은 “투쟁의 강도를 높여야 한다”며 가세했다. 강동원 의원은 “의원직 총사퇴라는 배수진을 칠 필요가 있다”고까지 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을 베이스캠프로 정해 이달 말까지 매일 비상의원총회를 열어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장외로 뛰쳐나가는 것은 부담스러운 만큼 예결위 회의장이란 ‘원내’에서 농성을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당이 유가족의 주장에 끌려 다녀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변재일 의원은 “민주정책연구원장을 지내는 2년 동안 당 대표가 여섯 차례 바뀌었다. 이런 당이 어디 있느냐”며 “우리 당은 팔로십이 없다”고 질타했다.
○ 박영선 거취 문제도 언급
일각에선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5선 중진 의원인 이미경 의원은 “비상대책위원장과 원내대표 중 하나를 그만두는 방법을 생각해 보는 것이 좋겠다. 겸직은 너무 힘들 것 같다”고 했다. 은수미 배재정 홍익표 의원 등은 “신뢰를 상실한 상태에서 협상(재재협상)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책임론을 제기하며 사실상 사퇴를 요구했으나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원내부대표단 등 상당수는 “박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단결할 때” “흔들지 말라” 등 적극적인 반론을 폈다. 신기남 의원도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박 원내대표의 겸직을 동의한 것 아니냐. 한 달도 채 안 됐는데 거취 이야기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 “카톡 유언비어에 전쟁 선포”
이런 가운데 홍익표 의원은 세월호 유가족 김영오 씨(유민 양 아버지)의 가정사를 둘러싼 논란을 두고 “정부와 여당은 해서는 안 되는 짓을 저지른 최악의 패륜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유민 아빠가 생활고 탓에 많은 것을 해주지 못했다고 해서 애정이 부족하다고 단정하는 것은 일방적 주장”이라며 “유민 아빠에 대한 여당과 보수 언론의 인신공격이 도를 넘었다. 국가정보원 개입설도 나온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원내대변인이었던 지난해 7월에도 박근혜 대통령을 일본 아베 신조 총리에 견주며 ‘귀태(鬼胎·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존재)’라는 원색적 표현을 사용해 막말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 앞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새누리당의 카톡(카카오톡) 유언비어에 대해 전쟁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대외비 문건을 만들고, 심재철 의원(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세월호 유가족을 폄훼하는 유언비어를 광범위하게 유포했고, 어제는 문재인 의원에 대한 유언비어를 하태경 의원이 유포했다”고 했다. 문 의원은 기다렸다는 듯 명예훼손 혐의로 하 의원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남부지검에 보냈다. 하 의원은 전날 ‘문 의원이 대통령비서실장 시절 세모그룹 부채 1800억 원을 탕감해 줬고, 유병언의 재기를 도와 세월호의 책임이 있다’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 올렸다.
김재원 의원은 박 원내대표를 향해 “고소고발을 하든지 말든지…인간적으로 불쌍할 따름”이라며 “관계없는 것을 관계 있는 듯이 이야기하는데 어떻게 해명을 하느냐. 불쾌하다”고 비난했다. 심재철 의원도 반박 성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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