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수정 추기경 “세월호 유족 아픔을 이용해선 안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7일 03시 00분


[세월호법에 막힌 政局]“유족들도 어느 선에서는 양보해야”

26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사진)은 누구도 세월호 유족의 아픔을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월호 리본을 옷깃에 단 염 추기경은 이날 명동대성당 주교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유족들은 죽음이란 자루 속에 갇혀 어둠 속에 있다. 죽음에 이어 부활, 새 희망을 얘기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유족의 아픔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추기경은 ‘이용하는 세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알아서 생각하시라”면서도 “정의는 하느님이 주시는 것이다. 어려운 사람들 돕는다면서 실상은 내가 정의를 이루고 만들겠다는 생각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염 추기경은 앞서 22일 광화문광장에서 유족을 찾았을 때 전달받은 편지도 소개했다. 유족들은 이 편지에서 “정치권의 정쟁이나 가족들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이 아닌, 건전한 사회적 논의가 대한민국에 진정한 안전과 평화를 가져올 수 있으리라 믿으며 가족들을 도와주시기를 요청드린다”고 했다. 염 추기경은 ‘유민 아빠’ 김영오 씨도 만나려고 했으나 김 씨의 입원으로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염 추기경은 “유족들도 어느 선에서는 양보도 해야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염수정 추기경#세월호 유족#세월호 특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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