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마나호에도 VVIP실… 유병언外 정치인 딱 1명 이용”

선장 朴씨 법정증언 “이름은 못밝혀”… 청해진, 兪일가에 年9억원씩 지급

세월호의 쌍둥이 배로 불리는 또 다른 인천∼제주 왕복여객선 오하마나호에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사망)의 전용 객실인 VVIP 선실이 있었으며, 이 선실을 정치권 인사가 사용한 적이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28일 광주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열린 김한식 청해진해운 대표(71) 등 11명에 대한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오하마나호 선장 박모 씨(51)는 변호인 측 신문에서 “증·개축한 선체 우현에는 R1이라는 로열실, 즉 회장실이 있다”고 진술했다. 이어 박 씨는 “로열실은 유 전 회장 외에 (외부 인사) 딱 한 사람이 이용했다”면서 “로열실을 이용했던 인물이 누군지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재판장이 “이 부분은 진술거부권 대상이 아니다”라며 진술을 종용했지만 박 씨는 “정치권 인사인데, 명예훼손이 될 수 있어 이 자리에서는 실명을 쓸 수 없다”고 답했다. 박 씨가 명예훼손을 우려하며 답변을 피하자 재판장은 더 이상 확인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동안 일부 정치권 인사들이 유 전 회장이나 청해진해운과 유착관계에 있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으나 법정 진술을 통해 정치권 인사의 연루 사실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박 씨의 증언과 관련해 검찰 측은 “아는 바 없다”고 했으나 변호인단 내부에서는 한때 여권의 유력 인사였던 특정인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거론됐다.

이날 공판에서는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청해진해운 측이 상표권료나 고문료, 사진구입비 등의 명목으로 유 전 회장 일가에게 매년 7억 원가량을 지급했으며 이와 별도의 비자금 명목으로 2억 원가량을 상납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유병언 전 회장 및 기복침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