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메드] (여행) 멕시코 테오티와칸, 미스터리 고대 도시

  • 입력 2014년 9월 2일 11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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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성되었고 어떻게 쇠망했는지 알 수 없는 고대국가, 테오티와칸. 인간을 제물로 바치던 고대국가의 길과 신전은 멕시코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되었다”

스페인과 함께 가장 정열적인 나라로 손꼽히는 멕시코. 거대한 선인장 아래 판초를 입고 데킬라에 취해 노래를 부르는 중남미 낭만의 상징. 화려함 속에는 침략의 슬픈 애환이 담겨있고, 민주화 속에는 독재의 화염과 사투의 근대사가 녹아있다.

그리고 그 안에 보석처럼 꼭꼭 숨겨 놓은 빛나는 고대도시, 테오티와칸이 오랜 침묵을 지키고 있다.

해발 2천 미터에 자리한 인구 2천만의 세계 최대 도시, 멕시코시티. 그 화려함과 열정을 벗어나 북동쪽으로 차를 몰아 한 시간 정도를 가면, 남미 대륙에서 최초로 번성한 고대유적지 테오티와칸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옥수수 농경을 기반으로 한 문명은 기원전에 시작돼 가장 번성했던 400년경에는 인구 20만 명, 시가지의 넓이는 20㎢에 이른다. 콘스탄티노플을 제외하고는 유럽의 어떤 도시도 2만 명을 넘지 않았다는 사실을 생각해 볼 때, 주변 도시에 미친 테오티와칸의 영향력을 짐작케 한다. 현재는 전체면적의 10분의 1 정도만 발굴을 마친 상태인데, 그 면적만 해도 여의도의 4배에 달한다.

테오티와칸은 ‘죽은 자의 거리’를 따라 세워져 있는 ‘태양의 피라미드’와 ‘달의 피라미드’를 중심으로 여러 신전과 궁전, 광장과 주거지를 갖추고 있다. 거대한 건축물과 함께 남아있는 조각과 벽화 그리고 실용성을 겸비한 배수로와 화장실 등이 감탄을 자아낸다.
놀라운 고대 건축술, 태양의피라미드

이토록 번성한 테오티와칸은 여전히 풀지 못한 수수께끼에 감싸여 있다. 지배자도 지배구조도 해명되지 않았고, 쇠망한 이유도 밝혀지지 않았다. 서기 600년경부터 급속한 붕괴가 시작돼 폐허가 된 도시는 수백 년 동안 흙 속에 잠들어 있었고, 13세기경 아스텍 사람들에 의해 발견돼 ‘신들의 자리’를 의미하는 테오티와칸이란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어떠한 언어를 사용했는지조차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들이 남긴 피라미드 축조술만은 마야인에게 전해져 그 웅장함을 자랑하고 있다.

테오티와칸에는 거대한 규모의 피라미드가 남아있다. 태양의 피라미드는 한 변의 길이가 약 225m, 높이는 약 65m에 이른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태양의피라미드를 완성하기 위해 연간 약 1만 명이 동원되어 20년간 작업을 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본래 피라미드의 정상에는 신전이 있어야 하지만, 현재는 파손되고 없다.

관광객들이 태양의 신전을 오르고 있다.
관광객들이 태양의 신전을 오르고 있다.

이집트 피라미드와 비교되는 점은 가파른 각도를 이루는 이집트 피라미드와 달리 태양의 피라미드는 여러 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계단도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중간 지점엔 폭 2~3m 넓이의 평면 공간도 있다.

가장 높은 신전으로 가기 위해서는 250여 개의 계단을 올라야 하는데, 여행자들은 관절염을 호소하면서도 피라미드의 정상에 오르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피라미드의 정상에 오르면 사방이 확 트여 고대 도시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상에 오른 관광객들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하나같이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린다. 신의 기운이라도 받겠다는 듯이 말이다.

부활의 상징, 달의피라미드

테오티와칸에서 가장 거대한 건축물은 태양의피라미드이지만, 테오티와칸의 중심을 이루는 것은 달의피라미드이다. 그리고 달의피라미드에 이르기 위해서는 4km에 이르는 ‘죽은 자의 길’을 걸어야 한다.

죽은 자의 길이 끝나는 곳, 달의피라미드 앞에는 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제단이 놓여있다. 테오티와칸의 사람들은 세계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인간의 심장과 피를 신에게 바쳐야 한다고 믿었다.

달의피라미드에서 바라본 테오티와칸. ‘죽은 자의 길’이 길게 뻗어있다. 제물로 이곳에 도달한 자는 다시는 왔던 길로 돌아갈 수 없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왕의 무덤이지만, 이곳의 피라미드는 신에게 제사를 지낸 신전으로 쓰였다. 신에게 바쳐질 인간은 ‘죽은 자’의 길을 걸으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소름 끼치는 전율과 절망감에 울부짖었을까?

고대국가에서 달은 변화를 거듭하며 죽음과 생명을 되풀이하고, 저물었다가도 늘 새롭게 차오르는 ‘죽음을 넘어서는 생명력’의 상징이었다. 그렇기에 태양이 아닌 달의 피라미드가 테오티와칸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이다. 제물이 된 인간은 달의 제단 위에서 죽음을 통해 새로운 생명으로 부활하는 꿈을 꾸지 않았을까.

신분이 높은 신관이나 왕족이 거주하던 ‘께쌀빠빨로뜰 궁전’. 실내에는 보존상태가 양호한 신화 속 동물 그림과 문양이 이어지고, 야외에는 미로처럼 보이는 공간들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지금의 주택 구조와 닮아있는 하수구 처리, 화장실과 목욕 시설이 감탄스럽다.


하늘에서 미리 보는 피라미드 열기구

테오티와칸에서는 열기구를 타고 약 한 시간 동안 테오티와칸의 구석구석을 살펴볼 수 있다. 약 15만 원 정도로 비싼 편이고, 기온이 낮아야 열기구 운행이 원활하기에 오전 일찍 탑승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피라미드의 꼭대기를 스쳐 올라가 해발 2,300m에 펼쳐진 고대유적을 한눈에 살펴보는 것은 잊을 수 없는 멋진 추억이 된다.


기사·사진제공 : 엠미디어(M미디어 www.egihu.com) 김수석 기자(kss@egihu.com), 권오경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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