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편한 차림’… 13개월만에 공개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1일 03시 00분


[돌파구 못찾는 세월호정국]지금 청와대에선
‘세월호 털고 일상으로’ 메시지 관측, ‘쉴때도 靑내부’… 행적논란 일축설도

박근혜 대통령이 추석인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청와대 경내에서 찍은 사진(오른쪽). 왼쪽은 지난해 7월 박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떠난 경남 거제의 섬 저도에서 찍은 사진. 박근혜 대통령 페이스북
박근혜 대통령이 추석인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청와대 경내에서 찍은 사진(오른쪽). 왼쪽은 지난해 7월 박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떠난 경남 거제의 섬 저도에서 찍은 사진. 박근혜 대통령 페이스북
박근혜 대통령은 추석 당일인 8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이 사진은 ‘PI(President Identity·대통령 이미지 관리)’ 관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박 대통령이 공식 행사 사진이 아닌 개인 사진을 올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30일 경남 거제의 섬 저도(猪島)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며 올린 ‘저도의 추억’이 개인 사진으로는 마지막이었다. 이번 사진은 13개월 만에 올린 것이다.

올린 사진도 관심을 끈다. 청와대 내부에서 찍은 개인 사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의 배경은 대통령관저 인근 계곡의 석조다리였다. 청와대 내에서 유일한 자연 쉼터인 셈이다. 그런 만큼 의상도 ‘행사 복장’과는 사뭇 달랐다. 긴 회색 치마에 하늘색 반소매 블라우스를 입었다. 박 대통령은 저도 휴가 때도 긴 치마를 입었다. 추석 연휴를 맞아 최대한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선보인 것이다.

하지만 최근 정국 상황을 고려하면 단순히 대통령의 사생활 공개로 보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추석 연휴 이후 ‘세월호 정국’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가자는 메시지가 깔려 있다는 관측이 많다. 올해 7월 28일 여름휴가를 떠나면서 페이스북에 ‘힘들고 길었던 시간들…. 휴가를 떠나기에는 마음에 여유로움이 찾아들지 않는다’고 했던 것과는 크게 달라진 것이다. 앞으로 세월호 정국과 거리를 둔 채 경제 활성화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0일 “경제 살리기에 전념하지 못하는 답답함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굳이 청와대 경내에서 찍은 사진을 올린 것은 휴일에도 청와대에 머물면서 홀로 시간을 보낸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행적’ 논란 등을 일축하기 위한 ‘계산된 PI’라는 것이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청와대#박근혜 대통령#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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