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창조경제단지가 들어설 옛 제일모직 대구공장 자리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도 인연이 깊은 곳이다. 박 전 대통령은 1960년대에 이곳을 두 차례나 방문했다. 1969년에는 제일모직 경산공장도 방문했다. 이 공장은 1972년 제일합섬으로 분사했다.
박 전 대통령의 첫 번째 방문은 1961년 11월 1일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시절이었다. 제일모직 사사(社史)에는 ‘국가재건최고회의 박정희 중장 내방’이라고 간단히 기록돼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1961년 7월 제일모직이 처음으로 소모사(양복용으로 쓰이는 가는 실)를 홍콩에 수출했다”며 “이 방문은 수출입국의 기초를 다진 데 대한 격려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은 1954년 제일모직 설립 이후 공장과 함께 여공(女工)을 위한 기숙사도 함께 지었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으로 도서실, 미용실 등을 갖춘 최신 시설이다. 분수와 연못도 있었다. 기숙사를 둘러본 박 전 대통령이 “이 정도면 딸을 맡길 수 있겠다”라고 말했다는 일화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이후인 1965년 다시 제일모직 공장을 찾았다. 이 방문은 ‘수출 증대’와 관련이 있다. 제일모직은 그해 설비 증설에 돌입하며 본격적으로 생산량을 늘렸다. 이를 기념하기 위한 방문이었다. 1960년대 말 제일모직은 한국 양복지 수출의 80%를 담당하게 된다.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방문은 기업과 지역사회에 대한 격려와 주문이라는 점에서 당시와 비슷한 맥락이 있다. 다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키워드가 1960년대 ‘수출경제’에서 지금은 ‘창조경제’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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