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이라크 국경 맞댄 유일국가… 남부에 美-나토 핵심기지 있어
IS에 붙잡힌 인질 49명에 발목… 수니파 IS 동조 국민정서도 한몫
케리 美국무, 터키 방문해 동참 설득
미국이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작전을 본격 추진하면서 터키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많은 국가가 미국 주도의 격퇴작전에 지지를 보내고 있지만 미국으로선 터키의 적극 참여가 가장 절실하다. 하지만 터키는 15일까지 군사작전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14일 이집트에서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몇몇 국가는 단순한 원조 수준을 넘어 공습에도 가담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이라크 요르단 등 아랍 10개국은 IS 격퇴작전 참여를 공식 발표했다.
미국은 중동권의 적극 동참에 고무돼 있으면서도 터키를 군사작전에 끌어들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9일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이 터키를 방문한 데 이어 사흘 만에 다시 케리 장관도 터키를 찾았다. 그러나 터키 정부는 15일까지 IS 공습 참여가 불가하다고 밝혔다.
터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 가운데 유일하게 IS 점령지인 시리아 북동부 및 이라크 북부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특히 터키 남부의 인지를리크 공군기지는 IS 공습에 반드시 필요한 미국과 나토의 핵심 기지다.
터키가 공습에서 발을 빼는 이유는 IS가 억류 중인 자국민 49명 때문이다. IS는 6월 이라크 제2도시 모술을 점령하면서 모술 주재 터키 총영사 등을 인질로 붙잡았다. 터키 정부 고위 당국자는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인질 때문에) 손발이 묶인 상태”라고 말했다.
터키에 IS 동조 세력이 많다는 점도 작전 참여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국민 90% 이상이 수니파 무슬림인 터키는 시리아 내전에서 IS와 수니파 반군을 적극 지원했다. 만일 터키가 IS 격퇴에 적극 동참한다면 터키에 잔류하는 이들에 의한 테러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터키는 또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전복을 위해 노력해 왔으나 이번에 IS 격퇴에 나서면 아사드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라크와 가장 긴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란의 참여 가능성도 주목되고 있다. 이란은 반미 국가였지만 지난해 하산 로하니 대통령 집권 이후 다소 해빙 무드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시아파 맹주인 이란은 수니파 무장단체인 IS 격퇴를 바라고 있다. 이미 이라크 지역에 지상군 일부를 파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15일 “미국으로부터 IS 격퇴 요청을 받았으나 미국의 ‘불순한 의도’ 때문에 거절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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