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관계와 관련해 “북측이 먼저 행동하도록 무작정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고위급 접촉을 제의하고 평화통일을 위해 쉬운 것부터 같이 당장이라도 시작할 수 있는 다양한 구상을 제의해 왔다”고 말했다고 영국 로이터통신이 17일 보도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이뤄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분단의 고통을 해소하고 평화통일 준비를 위한 것이라면 누구하고도 대화할 수 있다”며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화를 위한 대화보다 진정성과 실천 의지”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와의 대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이어 박 대통령은 24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이수용 북한 외무상이 참석하는 것과 관련해 “외교장관끼리 (유엔총회에서)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그것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상 유엔총회에 유엔대사를 참석시킨 북한은 15년 만에 외무상을 파견한다.
다만 주철기 대통령외교안보수석은 “유엔총회에서 남북 외교 수장이 만나는 구체적 일정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한국은 지난달 11일 북한에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을 제의했으나 북한은 한 달 넘게 뚜렷한 답을 주지 않고 있다.
박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남북관계의 변화를 다시 한 번 모색할 계획이다. 주 수석은 “(대통령은)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 정부의 평화통일 정책과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국제사회에 직접 설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23, 24일 유엔총회 기조연설 외에도 △기후정상회의 △글로벌 교육 관련 고위급 회의 △안전보장이사회 정상회의에서 발언할 예정이다. 이 기간 인도 이집트 우간다 등 5, 6개국 정상과는 별도의 양자회담을 연다. 미국 일본 정상과는 회의장에서 자연스럽게 환담할 수 있으나 별도의 양자회담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앞서 20∼22일 캐나다를 국빈 방문한다. 올해 3월 방한한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의 초청에 따른 것으로 1963년 양국 수교 이후 같은 해에 상호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만여 명의 한국 동포가 거주하는 캐나다는 한국인이 이민을 많이 가는 국가 중 미국에 이어 2위, 유학을 많이 가는 국가로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3위를 차지하는 나라다.
박 대통령은 21일 데이비드 존스턴 총독과 국빈 만찬을 갖고, 22일 캐나다 의회에서 하퍼 총리와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연다. 22일 한-캐나다 비즈니스 심포지엄에 참석한 뒤 뉴욕으로 출발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