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본사 추가 압수수색 등 수사 확대… 밝혀진 4건 포함 7, 8대 주인 바뀐듯
응모자 개인정보 팔아 100억대 수익… 판매 과정 경영진 개입 여부 수사
대형 할인마트 홈플러스 직원들이 고급 외제 승용차 등 고가의 경품 행사 추첨 결과를 조작해 차량을 가로챈 횟수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더 많고, 추첨 조작과 고객 개인정보 판매에 가담한 직원이 더 있는 정황을 검찰이 파악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검찰은 서민을 우롱한 사기성 이벤트로 얻은 개인정보를 보험회사에 팔아 100억 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이날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홈플러스 본사 등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장)은 경품행사 결과를 조작하는 데 이용된 BMW 차량 한 대 외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총 7, 8대의 차량이 조작으로 주인이 뒤바뀐 단서를 잡고 수사 중이다. 홈플러스가 자체 진상조사 후 수사기관에 추가 조작 가능성을 인정한 아우디, K3 등 승용차 3대에 이어 조작한 횟수와 규모가 추가로 드러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경품 추첨을 조작한 횟수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많으며 추가 조작 사례가 드러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서민 생활과 밀접한 영업을 하는 홈플러스가 사기성 이벤트에 응모한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팔아넘겨 1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는 점에서 죄질이 나쁘다고 보고 사건의 전모를 철저하게 수사할 계획이다. 홈플러스가 팔아넘긴 개인정보에는 고객이 활용에 동의한 정보와 동의하지 않은 정보가 뒤섞여 있다.
검찰은 고객들이 개인정보를 외부에 판매하라는 취지로 정보 활용에 동의한 게 아니라고 보고 개인정보 유출에 가담한 홈플러스 임직원을 처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회사에 개인정보를 판매하기로 결정하는 과정에 관여한 경영진까지 수사 대상에 올려 놓고 있다.
검찰은 경품 추첨 전산프로그램을 조작하는 과정에서도 유통업체와 추첨업체 간 갑을(甲乙)관계가 작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품 추첨을 대행한 한 직원은 검찰 조사에서 “추첨 계약을 맡긴 홈플러스 직원이 추첨을 조작하자고 제의해 ‘을’의 입장에 있는 우리가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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