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김현 의원, 질 나쁜 ‘음주 갑질’ 패악” 맹비난

  • 동아닷컴
  • 입력 2014년 9월 19일 15시 41분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대표 페이스북 캡쳐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대표 페이스북 캡쳐

경찰대 교수 출신인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대표(소장)가 대리기사 폭행 사건에 연루된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을 맹비난했다. 국회의원이라는 권력을 활용해 이른바 '갑질'을 했다는 것이다.

표 소장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김현 의원의 갑질' 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박희태 새누리당 상임고문의 '성(性) 갑질'과 이번 김현 의원의 대리기사 상대 '음주 갑질'은 여러 차이에도 불구하고 '갑질'이라는 공통점은 명확하고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성추행 못지않게 심각한 '야간 집단 폭행(상해)' 혐의 사건이니만큼 김현 의원의 행동과 가담 정도에 따라 '다른 시민의 경우와 똑같은 의법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표 소장은 "김 의원이 국가 사회 전체의 가장 중요하고 첨예하며 갈등적인 이슈인 '세월호' 유가족 대표들과 술자리를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정치적 윤리성과 도덕성은 질타 받아 마땅하다"고 질타했다.

이어 "새정치연합에선 그동안 새누리당 의원들이 일부 유족을 만나 유족 간 분열을 획책한다고 비난해 오지 않았나"라고 상기하면서 "새정치연합은 야당이니까 유족 대표들과 밀실에서 음주회동을 하며 전략 전술을 공모해도 괜찮은 건가?"라고 반문했다.

표 소장은 그 무엇보다 대리기사에게 '갑질 패악'을 행했다며 "더구나 '내가 누군 지 몰라?'라며 '국회의원'의 지위와 힘을 내세워 업무방해적 폭력을 행사했다면, 아주 질 나쁜 '갑질'일 수밖에 없다"고 김 의원을 호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소위 '갑질'은 정치적 혹은 이념적 성향과 상관이 없다. 야당이라고 해서 늘 '을'이라 생각한다면 어마어마한 착각"이라며 "국회의원이라는 완장을 차고 '을' 위치에 있는 공무원이나 보좌관, 기사, 각종 서민들 위에 군림하고자 한다면 그건 '갑질'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표 소장은 김 의원 등을 향해 "완장과 훈장을 다 버리고 진정한 심부름꾼으로 스스로를 낮추지 않은 채, 지위와 위치가 주는 '갑' 효과에 의존하고 안주하는 한, 당신들은 긴 역사에서 나라를 망치고 민생을 파탄 낸 주역 내지 조연으로 기록될 뿐일 것"이라며 변화를 촉구했다.

며칠 전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캐디 성추행 혐의와 관련해 ''성(性) 갑질'을 멈추게 하라'는 제목의 기명 칼럼을 한 신문에 기고한 표 소장은 보수성향 젊은이들의 요청을 받고 이번 글을 썼다고 밝혔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다음은 표창원 소장의 글 '김현 의원의 갑질' 전문 ▼

스스로 '보수'를 자칭하는 청년들이 제게 정중히 요청을 해 왔기에 글을 남깁니다.
박희태 새누리당 고문의 '성 갑질'과 이번 김현 새정치민주연합(맞나요?, 틀려도 이해해 주시길) 의원의 대리기사 상대 '음주 갑질', 여러 차이에도 불구하고 '갑질'이라는 공통점은 명확하고 명백합니다.

특히, 성추행 못지않게 심각한 '야간 집단 폭행(상해)' 혐의 사건이니만큼 김현 의원의 행동과 가담 정도에 따라 '다른 시민의 경우와 똑같은 의법조치'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우선, 그 이유와 과정이 어떻건 간에, 국가 사회 전체의 가장 중요하고 첨예하며 갈등적인 이슈인 '세월호' 유가족 대표들과 술자리를 가졌다는 것 만으로도 정치적 윤리성과 도덕성은 질타 받아 마땅합니다.

새정연에선 그동안 새누리당 의원들이 일부 유족을 만나 유족간 분열을 획책한다고 비난해 오지 않았던가요? 새정연은 야당이니까 유족 대표들과 밀실에서 음주회동을 하며 전략 전술을 공모해도 괜찮은건가요?

만약 그런 편향되고 일방적인 논리에 빠져있다면 제발 민주나 정의 진실 이런 구호 외치지 말아주길 부탁드립니다. 역겹습니다.

더 큰 문제는, 어떤 이유와 상황이라 하더라도, 대부분 낮에는 다른 직장이나 돈벌이에 매진하고, 밤에 한 건당 몇 천원 남짓 받으며 건강팔아 힘들게 일하시는 대리기사 분에게 행한 '갑질 패악'입니다.

일반인이라 하더라도, 한 밤 동안 몇차례나 뛸 수 있을 지 모르는 대리기사 분을 30분 넘게 세워 대기시키다가 '다른 콜' 받기 위해 떠나는 것을 힘으로 막는 행위는, '고객의 권리'를 한참 넘어서는 잘못입니다. 기회비용을 감안하는 등, 심할 경우 형법상 '업무방해'의 책임을 물을 수도 있어 보입니다.

더구나 '내가 누군 지 몰라?'라며 '국회의원'의 지위와 힘을 내세워 그러한 업무방해적 폭력을 행사했다면, 아주 질 나쁜 '갑질'일 수 밖에 없습니다. 국회의원이 국민 위에 군림하는 자리입니까? 더구나 정치를 잘못해 살기 힘들어 야간 대리운전 까지 나선 가장들을 겁박하고 모멸할 특권을 부여받은 자들입니까?

여기에 더해 지나가던 행인이, 자신의 불편과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김현 의원 일행의 대리기사 대상 집단 폭행에 항의하고 말리자 이들에게 까지 폭행을 행사하는 '집단 폭행' 상황이라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물론, 김현 의원 일행은 '쌍방 폭행'을 주장하지만, 대리기사와 행인들간 면식관계가 전혀 없는 상황을 미루어 판단컨대, 설사 대리기사와 행인들의 '방어적 물리력'이 사용되었다 하더라도, 책임의 상당 부분은 김현 의원 측에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소위 '갑질'은 정치적 혹은 이념적 성향과 상관이 없습니다. 야당이라고 해서 늘 '을'이라 생각한다면 어마어마한 착각입니다.

국회의원이라는 완장을 차고 '을' 위치에 있는 공무원이나 보좌관, 기사, 각종 서민들 위에 군림하고자 한다면 그건 '갑질'일 수 밖에 없습니다.

스스로 약하고 힘없는 서민위에 군림하며 '갑질'을 저지르면서 정부와 여당, 공무원들을 공격하고 비난 비판하는 모순 앞에서 지지율은 추락할 수 밖에 없겠죠. 문제는 당신들의 머리와 가슴속에 있는 인식과 태도입니다.

완장과 훈장을 다 버리고 진정한 심부름꾼으로 스스로를 낮추지 않은 채, 지위와 위치가 주는 '갑' 효과에 의존하고 안주하는 한, 당신들은 긴 역사에서 나라를 망치고 민생을 파탄 낸 주역 내지 조연으로 기록될 뿐일 겁니다.

보수 청년들, 이제 만족했나요?

이후론, 매 사건 마다 제 글 요구하지 마세요. 저도 해야 할 일이 무척 많습니다. 생업에 바쁜 '을' 중 한명이니까요.

세상의 모든 '을' 님들, 힘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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