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인하대 교수(48·스포츠심리학·사진)가 19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육상대표팀 선수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무슨 뜻인지 알아듣는 선수도 있고 모르는 선수도 있었다. 김 교수는 “경기력을 높이기 위해선 집중에 방해되는 모든 것을 미리 차단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 정신에도 계획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제대회에서 발생하는 극도의 긴장과 압박 속에서는 한번 집중력을 잃으면 경기를 망치게 되는데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준비가 필요하다는 김 교수의 강의에 선수들은 빠져들었다.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선 결과가 아닌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 미리 기록이 안 나오면 어떡하지 같은 걱정은 정말 쓸데없다. 훈련 때 찾아낸 집중할 수 있는 단서에만 신경을 쓰며 경기에 임하면 된다. 이게 멘털 플랜이다.” 김 교수의 설명에 선수들은 금방 무슨 뜻인지 알아들었다. 평소에 자신들이 하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준비하면 더 정신을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은 처음 안 선수가 많았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이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목표로 한 금메달 3개를 수확하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육상에 스포츠심리학을 접목하려는 시도다. 자신과 싸우며 기록에 도전하는 육상경기에서는 집중이 중요하다. 특히 큰 대회라는 점이 주는 압박감과 긴장감 속에서 경기에만 집중하는 법이 필요한데 그동안 이에 대한 교육이 없었다. 최경열 육상연맹 전무이사는 “경기력에 도움이 된다면 뭐든 해야 한다. 꼭 이번 대회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한국육상의 발전을 위해 스포츠심리학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육상연맹은 스포츠심리학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다양한 종목의 상담 경험이 많은 김 교수에게 특별히 부탁해 선수들의 정신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김 교수는 프로축구 FC 서울과 GS 칼텍스 배구단, 대우증권 탁구단의 상담역을 했고 축구 농구 배구 선수는 물론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남녀 골프선수 등을 상담하고 있다.
김 교수는 “한두 번 해서 멘털이 바뀔 순 없다. 하지만 국가대표급 선수들은 멘털 플랜이 뭔지 바로 알아들었다. 두 차례 더 상담해 실수를 최소화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