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형 400m에서 3위로 레이스를 마친 박태환은 기가 죽어 있었다. 수영장에서 나오자마자 박태환은 “팬들은 잘했다고 하는데 마음은 무겁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시 박태환이었다. 박태환은 “남은 경기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내 본연의 모습”이라며 활짝 웃었다.
그의 레이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박태환은 25일 자유형 100m와 26일 자유형 1500m에서 다시 한 번 금메달에 도전한다.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며 분위기가 꺾였지만 2년 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기 위한 징검다리로 생각하고 최선을 다할 각오다. 훈련을 체계적으로 한 만큼 자유형 100m와 1500m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란 법은 없다. 하지만 금메달보다는 달라진 ‘마린보이’를 팬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온 힘을 다할 계획이다.
서울 대청중 3학년 때 국내 최연소(15세)로 출전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부정 출발로 헤엄도 쳐보지 못하고 올림픽을 마감하며 ‘태극마크’ 인생을 시작한 ‘국민 남동생’ 박태환은 그동안 굴곡진 행보를 보여 왔다. 아테네 실수를 교훈 삼아 더 많은 땀을 흘렸고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에서 3관왕에 오르고 2007년 멜버른 세계선수권 자유형 400m에서 한국수영 사상 첫 금메달을 따는 기염을 토했다. 한동안 슬럼프도 겪었지만 마음을 다시 잡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한국수영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에서 전 종목 결선 좌절이라는 또 한 번의 시련을 겪었지만 박태환은 쓰러지지 않았다. ‘로마 참패’를 통해 수영에 대한 의미를 찾았다. ‘나는 수영장에 있어야 빛날 수 있다’는 것을 체득해 훈련에 매진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다시 3관왕에 올랐고 2011년 상하이 세계선수권 자유형 400m에서 정상에 올랐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선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했지만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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