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승마협회 관계자는 인천 아시아경기 승마 마장마술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황영식(24·세마대 승마클럽)을 두고 언젠가 이렇게 말했다. 마장마술은 말과 선수가 함께 모래판에서 준비한 음악에 맞춰 연기를 펼치는 종목으로 모래 위의 피겨로 불린다. 황영식을 보고 김연아가 연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 승마 마장마술 대표팀의 ‘에이스’ 황영식은 23일 인천 드림파크 승마장에서 열린 마장마술 개인전 결선에서 76.575%를 얻어 출전 선수 15명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21일 열린 본선에서 76.711%를 받아 1위로 결선에 오른 황영식은 본선과 결선 합산 점수에서 153.286%를 얻어 150.699%에 그친 김동선(25·세종시승마협회)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영식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을 차지한 데 이어 인천 대회에서도 금메달 2개를 따내며 한국 승마 최고의 스타로 입지를 굳혔다. 두 대회 연속 2관왕에 오른 건 2002년 부산 대회와 2006년 도하 대회에서 2관왕 2연패를 달성한 최준상에 이어 두 번째다.
승마장을 운영한 부모 밑에서 자란 황영식은 말을 이끄는 기술과 친화력은 국내에서 따라올 선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오산고 재학 중이던 2008년 전국승마대회에서 4관왕을 차지하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이후 2년 뒤 국제경기 경험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참가한 2010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하며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특히 당시 황영식의 말은 대회 개막 직전 피부에 세균이 침입해 염증이 생기는 ‘봉와직염’에 걸려 출전이 힘든 상황이었다. 말 다리가 심하게 부어 다른 말로 대체해야 했지만 황영식은 지극 정성으로 자신의 말을 돌봤고, 기적적으로 증상이 나아져 아시아경기에 자신의 말을 타고 출전했다. 승마협회 관계자는 “아마 광저우 아시아경기 열흘 전까지도 말을 타보지 못하고 대회에 나간 것으로 기억한다”며 “말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는 점도 황영식이 빠르게 성장했던 이유”라고 말했다.
‘라이벌’ 김동선이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할 예정이어서 황영식은 24세의 나이에 한국 승마를 이끄는 중심에 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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