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아경기]초대박 女유도, 초호화 코치진

런던 올림픽 노메달 수모에 자극
스타 이원희-김미정-황희태 영입… 선수 장단점 파악해 맞춤형 지도
金 3 등 전체급 메달… 단체전 銀

한국 여자 유도가 모처럼 활짝 웃었다. 63kg급 정다운(25·양주시청), 70kg급 김성연(23·광주도시철도공사), 78kg급 정경미(29·하이원)가 잇달아 우승해 금메달만 3개를 수확했다. 여기에 은 1개, 동 3개 등 7개 전 체급에서 메달을 기록했다. 여자 대표팀은 23일 열린 단체전에서도 은메달을 추가했다. 2006년 도하 대회에서 남자 유도가 금메달 4개를 딸 때 노골드의 수모를 당했던 여자 유도는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금메달 2개를 획득했지만 4개의 금메달을 휩쓴 남자 유도의 그늘에 가렸다. 하지만 인천에서는 상황이 역전됐다. 남자는 금메달 1개에 그쳤다. 여자 유도가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 3개를 딴 것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4개) 이후 최다이다.

2년 전 올림픽에서 노메달의 수모를 당했던 대표팀 서정복 감독은 런던에서 돌아오자마자 “이번이 마지막이다”라는 각오로 체질 개선 작업을 시작했다. 먼저 코치진부터 바꿨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미정(용인대 교수),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원희(용인대 교수)를 코치로 불러들였고,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2연패를 달성한 황희태(수원시청)에게 트레이너를 맡겼다. 역대 가장 화려한 코칭스태프를 구성한 것이다. 대표팀 지도자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장문경 양주시청 감독 등도 선수들 지도에 힘을 보탰다.

전열을 재정비한 서 감독이 꺼낸 회심의 카드는 ‘맞춤형 지도’였다. 선수 개개인의 특징과 장단점을 세밀하게 분석해 그에 맞는 지도자들을 전담 배치했다. 정다운에게는 황희태 트레이너와 장 감독이 달라붙었고, 김성연은 김미정, 이원희 코치가 집중 지도를 맡았다. 정경미는 이원희 코치와 황희태 트레이너가 담당했다. 코치마다 가장 잘 가르칠 수 있는 기술과 분야가 다르기에 선수 1명당 2명의 지도자를 배치해 시너지 효과를 노린 것이다. 메치기 기술은 A 코치가, 조르기 기술은 B 코치가 맡는 식이다. 서 감독은 “런던 올림픽에서 실패했는데도 다시 감독을 맡겨준 데 대해 무한 책임감을 느꼈다. 이번 아시아경기가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지도 방식을 새로 구상한 게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