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현대車 생산성-임금 비교해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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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생산성 삼성전자의 26%그친 현대車
노조압박에 매년 임금 올려… 큰 차이 없어

‘발 빠른 삼성전자, 노조에 발목 잡힌 현대자동차.’

1인당 생산성과 평균임금 추이를 분석한 결과 국내 재계 1, 2위 그룹의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차 간에 뚜렷이 다른 패턴이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생산성이 떨어지면 발 빠르게 임금을 낮추고 인력 감축에 들어간 반면 현대차는 생산성이 떨어져도 임금은 계속 인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의 2012년 직원 수는 9만700명으로 2011년에 비해 1만1270명(11.1%) 줄었다. 이는 2011년에 직원 1인당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2010년보다 각각 26.4%, 28.9% 하락하면서 생산성이 급감한 탓으로 풀이된다. 2012년에는 직원 수뿐 아니라 평균임금도 600만 원 줄어든 7150만 원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올리면서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자 삼성전자 직원의 평균임금은 9995만 원까지 올랐다. 성과를 낸 만큼 돌려준다는 보상의 원칙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현대차의 1인당 영업이익은 2011년 8370만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에는 5897만 원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평균임금은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는 2009년보다 2000만 원가량 올랐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시장의 수요 변동과 추가 투자 등 다른 요인을 배제하고 본다면 삼성전자는 생산성 하락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한 반면 현대차는 그렇지 못했다”며 “현대차는 노조가 있어 즉각적인 대처가 어렵고 향후 사내하도급 인력을 정규직으로 추가 채용하면 1인당 생산성은 더 저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올 3분기(7∼9월)에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가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과거 삼성전자의 실적과 직원 추이를 봤을 때 영업이익이 연간 3000억 원 정도 감소하면 인력이 평균 1000명 내외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정세진 mint4a@donga.com·강유현 기자
#삼성전자#현대자동차#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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