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째 안 나타나 건강이상설 제기… 北TV “불편하신 몸 이끌고…” 방송
대북전문매체 “양쪽 발목 수술”… 獨-러 정형외과 의사 방북설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25일 평양에서 열린 제13기 북한 최고인민회의에 불참한 원인은 발목 질환 등 건강 이상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대북 정보 소식통은 2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정은이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은 발목 질환 악화와 그로 인한 치료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며 “발목 염좌, 비만, 식습관으로 인한 통풍, 류머티즘 등을 생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은 3일 모란봉악단 신작음악회를 관람한 뒤 23일째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김정은이 업무를 수행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는 관측이다.
한 소식통은 “김정은이 23일째 안 나오고 있지만 18일 청년동맹 초급일꾼대회에 서한을 발송하는 등 업무를 하고 있다”며 “체제 안정성이 어느 정도 확보됐다고 보고 경중을 가려 회의에 참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측도 김정은의 몸이 불편하다는 것을 공식 인정하는 분위기다. 조선중앙TV는 25일 밤 기록영화에서 김정은에 대해 “불편하신 몸인데도 불구하고 인민을 위해 지도의 길을 불꽃과 같이 걸으시는 우리 원수님”이라며 김정은이 다리를 절며 현지 지도하는 7월 영상을 내보냈다.
치즈와 술을 유독 좋아하는 김정은이 올해 들어 급격하게 체중이 늘면서 생긴 부작용이라는 설에도 무게가 실린다. 키가 170∼172cm인 것으로 알려진 김정은의 몸무게에 대해 한 소식통은 “올해 들어 화면에 비친 모습을 보면 김정은의 체중이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미러는 25일 김정은이 과도한 치즈 섭취 때문에 체중이 불어나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스위스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김정은은 스위스의 에멘탈 치즈를 광적으로 좋아해 경제난과 서방의 경제제재에도 많은 양의 치즈를 수입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도 건강을 해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김정은의 초청으로 방북해 휴가를 함께 보낸 미국 농구스타 출신 데니스 로드먼 방북단 일행에 따르면 김정은의 주량은 매우 센 편이라고 한다. 그는 저녁 식사 뒤 노래방 시설이 갖춰진 초특급 별장에서 직접 노래를 부르고 최고급 시가를 피우면서 상당한 ‘주량’을 과시했다는 것이다.
한편 북한 전문 매체인 ‘자유 북한 방송’은 김정은이 최근 양쪽 발목 관절 수술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최고인민회의에 불참한 이유도 바로 이 수술 때문이라는 것. 최근 김정은을 치료하기 위해 독일과 러시아 정형외과 전문의가 방북했다는 ‘설’도 제기됐다.
만약 김정은이 발목 수술을 했다면 깁스를 푸는 데만 최소 한 달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진우 연세대 의대 정형외과 교수는 “깁스를 풀고 재활을 통해 정상적으로 걸으려면 한 달 반에서 두 달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분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아픈 부위가 발목이 아닐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경태 이경태정형외과원장은 “다리를 저는 이유는 굉장히 다양해 동영상만으로는 원인을 판단하기 어렵다”며 “통풍성 관절염은 약을 먹으면 금방 좋아진다는 점에서 (다리를 저는) 이유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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