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야당이 30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야당의 등원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30일까지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 등에 대한 어떤 협상도 진행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고, 26일 본회의에서 법안을 처리하지 않은 정의화 국회의장을 향해서는 사퇴론까지 제기하는 등 ‘맹공 기조’를 유지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는 28일 공식일정을 잡지 않은 채 정중동(靜中動)의 행보를 보였다. 대신 대변인과 원내대변인들을 총동원해 잇달아 브리핑을 갖고 야당과 정 의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세월호 특별법 ‘원샷’ 타결만을 고집하면서 다른 민생법안들을 처리하지 않는 것은 의회민주주의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라며 야당의 등원을 강력 촉구했다. 김현숙 원내대변인도 “30일 본회의에 조건 없이 들어와서 민생경제 법안을 처리하고 그 다음에 정치 채널 복원을 말하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이 두 차례나 세월호 특별법 합의안을 파기한 만큼 협상 파트너였던 박영선 원내대표를 더는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새누리당 원내부대표단은 이완구 원내대표에게 30일까지 야당과의 협상에 나서지 말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이장우 원내대변인은 “시한부 원내대표인 박영선 원내대표를 어떻게 믿고 협상을 계속하겠느냐”면서 “우선 협상을 하기 전에 의총을 열어서 당론을 확정하고 여당에 협상을 제안하는 것이 도리”라고 강조했다.
본회의 재소집을 결정한 정 의장에 대해서도 책임론을 제기하며 날을 세웠다. 이 원내대변인은 “의원 개개인의 발언권과 표결권을 침해한 정 의장은 책임지고 사퇴하는 것이 대의민주주의에 기반한 헌법 체계를 유지하는 길”이라며 “본회의 사회권을 거부한 국회의장은 국민에게 머리 숙여 사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30일 본회의 사회권을 부의장에게 넘길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면서 “국회가 입법기관으로서 본연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라도 정 의장 사퇴촉구 결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며 현재 10명 이상이 서명에 참여했고 제출 요건을 이미 완료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정 의장이 귀띔도 하지 않고 9분 만에 본회의 산회를 결정한 것에 강한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다. 윤영석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정 의장은 여당 지도부에 사전에 단 한마디도 없이 법안 상정을 하지 않았다. 신뢰에 큰 상처를 줬다”고 비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정 의장이 지나치게 ‘자기 정치’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도 적잖게 나온다. 그러나 5개월째 법안 처리 실적 ‘0’인 식물국회에 대해 야당과 의장에게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새누리당은 30일 국회 본회의는 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정 의장이 “어떤 경우에도 부의된 모든 안건을 처리하겠다”고 했고, 야당도 국정감사 등 정기국회 일정을 더는 미루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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