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가 2010년부터 협상해온 원자력협력협정의 타결이 임박했다. 한국의 핵심 요구사항이었던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문제에 대해 미국이 ‘제한적 허용’ 방식으로 해법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과학계 소식통은 28일 “미국이 한국 내에서 사용 후 핵연료 취급을 인정하기로 했다”며 “차폐시설인 ‘핫셀(hot cell)’에서 제한적 재처리가 이뤄지도록 미국이 양해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미가 공동 연구하고 있는 파이로프로세싱(건식 재처리 기술)의 일부 공정이 한국에서도 가능해진다. 핫셀은 대전 한국원자력연구소의 기존 시설을 활용하면 된다.
미국은 그동안 핵확산성(핵무기 제조 가능성) 우려 탓에 우라늄의 농축과 재처리에 강하게 반대해 왔다. 사용 후 핵연료는 재처리를 거치면 핵폭탄에 쓰이는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추출해 낼 수 있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핵비확산 정책에 반한다는 논리였다. 한국은 1974년 발효된 현행 원자력협력협정에 따라 사용 후 핵연료를 취급할 수 없고 어떤 형태의 변형도 할 수 없었다.
한미는 미국이 유라톰(유럽원자력공동체)과 맺은 협정을 모델로 삼아 동의(consent), 승인(approval)과 같은 직접적인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조건부 재처리’ 및 사용 후 핵연료의 형상 변경을 허용하는 ‘포괄적 사전동의’ 방식으로 새 협정 문구를 정리 중이다. 양측은 연말이 되기 전에 문안 조율을 마치고 타결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새 협정이 양국 의회의 비준을 거치면 2016년 3월 만료되는 현행 협정을 대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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