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 중곡동에서 중랑구 면목동으로 이어지는 술집 골목 여주인들은 ‘맥주 한 병’ 윤모 씨(43)가 나타나면 재빨리 다른 가게에 소식을 알렸다. 연락을 받은 주인들은 가게문을 굳게 잠그고 두세 시간씩 윤 씨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
윤 씨가 여주인 혼자 운영하는 술집만을 골라 “맥주 한 병을 안 주면 사시미 칼로 해칠 거다” “맥주 한 병 안 주면 담뱃불로 지져버릴 거야”라며 협박하고 다닌 것은 8년 전부터였다. 술을 주지 않으면 윤 씨는 가게 안 다른 손님에게 시비를 걸거나 테이블에 누워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욕설을 퍼부었다. 윤 씨가 나타나면 있던 손님도 나가버리기 일쑤였다. 피해가 이만저만 아니었지만 보복이 무서워 경찰에 신고하기도 어려웠다. 피해를 본 가게는 알려진 것만 44곳. 주량이 무한대라는 윤 씨는 밤새 골목을 돌며 영업을 방해하고 공짜 술을 마셨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상습적으로 술집에서 술과 담배를 갈취하고 영업을 방해한 혐의(상습공갈 및 업무방해)로 고물수집인 윤 씨를 붙잡아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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