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 5차례 세계新등 관중 탄성
남녀 모두 결승행 축구도 큰 관심
여자싱크로팀도 경기때마다 화제
인천 아시아경기 조직위원회가 대회 전 최고의 흥행카드로 기대했던 건 북한의 ‘미녀 응원단’이었다.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 때 처음 한국 땅을 밟은 미녀 응원단은 빼어난 미모와 색다른 응원을 선보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북한은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와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도 미녀 응원단을 파견했다.
북한은 당초 인천 아시아경기에도 350명의 대규모 응원단을 보내겠다고 했지만 경색된 남북관계를 이유로 응원단 파견 계획을 철회했다.
조직위의 실망은 잠시였다. ‘미녀’들은 안 왔지만 한국 관중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기 때문이다. 대회 초반 역도에서 대회 종반 축구에 이르기까지 북한 선수들은 출중한 기량을 과시하며 화젯거리를 만들어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5차례나 세계신기록을 경신한 북한 역도는 ‘기록 제조기’로 불렸다. 엄윤철은 역도 남자 56kg급에서 용상 세계신기록(170kg)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62kg급의 김은국은 인상(154kg)과 합계(328kg, 332kg) 등에서 3번이나 세계신기록을 새로 썼다. 여자 75kg급의 김은주도 용상(164kg)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이들이 세계를 번쩍 들어 올릴 때마다 인천 달빛축제정원 역도경기장은 관중의 함성으로 가득했다.
남녀 모두 결승에 진출한 북한의 축구도 전 국민의 관심을 모았다. 1일 열린 북한과 일본의 여자축구 결승전에서 국내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남북공동응원단과 인천 시민들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 ‘우리 선수 잘한다’ ‘우리는 하나다’ 등의 글귀를 새긴 현수막을 들고 북한 선수들을 응원했다. 이에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이번에 큰 감동을 받은 것은 경기장마다 남녘의 겨레들이 북측 선수들을 열광적으로 응원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시절부터 북한의 자랑이었던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 팀도 이번 대회의 인기 스타로 떠올랐다. 여자 선수 8명이 전통 민요 ‘아리랑’ ‘옹헤야’ 등을 편곡한 음악에 맞춰 펼친 연기는 한국 관중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북한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1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14개로 종합 순위 7위에 올랐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한국 관중의 열렬한 응원에 북한 선수들도 손을 흔들며 화답하는 등 화기애애한 장면이 종종 연출됐다. 서로의 벽을 깨는 데 스포츠만 한 게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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