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자 北실세 3인 전격방문]
최룡해는 ‘무슨 일로 왔나’ 질문에 “그걸 몰라서 묻나” 예민한 반응
“(나는) 체육지도위원회 관계자로서, 남측 응원단과 선수들이 사심 없이 응원했고 남측 조직위에서도 편의를 잘 보장했기 때문에 우리(북한)도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4일 인천 송도 오크우드호텔에서 남측 인사와 마주 앉은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조국통일 사업에서 체육이 제일 앞서지 않았는가 하는 자부심과 긍지를 갖는다”란 말을 두 번이나 반복했다. 하지만 그가 실제로 현재 업무에 만족하는지는 불확실하다.
최룡해는 2012년 6월 이영호 당시 인민군 총참모장이 숙청된 뒤 군 총정치국장으로 승승장구하다 그해 12월 대장으로 강등됐으며 올해 총정치국장 자리도 뺏겼다. 비슷한 시기에 국방위원에서도 해임됐다. 최룡해가 맡고 있는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은 지난해 말 처형된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이 맡고 있던 자리다.
그는 이날 공항 도착 직후 ‘무슨 일 때문에 방문했나’라고 취재진이 물었을 때도 “그걸 몰라서 묻습니까”라며 예민하게 반응하기도 했다. 반면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겸 당 비서는 시종일관 여유가 넘쳤다. 그는 남측 인사와 마주 앉은 첫 티 미팅에서도 모두(冒頭)발언을 직접 했으며 오찬 회담에서 ‘2차 남북 고위급 접촉’ 얘기가 나왔을 때도 수락하겠다는 답변을 직접 했다. 통전부장으로서 남북 관계는 자신이 담당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모두발언에서 “오늘 우리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오셨다”며 깍듯하게 예우를 했다. 자신은 황 국장을 대동한 수행원으로서 그를 대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며 몸을 낮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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