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일본 등의 안보 전문가들과 언론들은 북한의 최고위급 대표단 방남에 대해 경색된 남북 관계를 풀기 위한 제스처로 평가하면서도 북한이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수준으로 변화할지에는 여전히 의문을 제기했다.
미국에서는 이번 대표단 방남이 강석주 노동당 비서의 유럽 순방, 이수용 외무상의 유엔 방문에 이어지는 일련의 평화 공세라며 다소 냉소적인 기류가 지배적이다.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겠다는 진정성 있는 결단을 내리고 억류된 미국인 3명을 석방하라는 국제사회의 요구는 외면한 채 외교적 고립만 탈피하려는 시도로 보기 때문이다.
그는 “유엔 결의안과 국제법 위반에 따른 국제적 제재를 약화시키고 김정은 건강 이상설이나 체제 불안설을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도 3일 “우리는 남북관계 개선을 지지한다”는 짤막한 논평을 내놓으며 신중한 태도를 나타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북한은 최근 남한을 (한미 연합훈련 등으로) 집중 공격했지만 이번에 대표단을 파견해 실제 행동으로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중요한 일보를 내디뎠다고 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통신은 이어 “이번 북측 대표단의 방문은 최근 수년 동안 경색된 남북 관계를 개선하는 서광을 비췄고 이런 기회를 가져다준 스포츠, 아시아경기에 감사를 표시한다”고 전했다.
친중국계 홍콩 다궁(大公)보는 논평에서 “김정은의 대담하고 직설적인 외부 접촉 방식을 보여주는 것이자 한국에 선의를 보여준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북한 2인자인 황병서의 방문에 대해 2007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방북 이후 남북간 최고위급 접촉이었다며 이전 수십 년 동안 북한에서 남한에 내려온 최고위층 인사라고 전했다. 신문은 김정은 최측근 3명이 한꺼번에 방한함으로써 북한에 어떤 정변이 있었다는 억측도 불식시켰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신호탄으로 해석하면서 북-일 간 납북자 문제 해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5일 “북한이 남북 고위급 접촉 재개를 표명한 것은 중국과 관계가 냉각되고 대미 관계도 타개책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일본 러시아에 이어 한국에도 접근해 고립을 탈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사히신문은 “향후 남북 관계의 주도권을 쥐고 북-미 관계도 움직여 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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