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이 말하는 ‘한미동맹이 굳건할 수밖에 없는 이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7일 03시 00분


①오바마의 한국사랑 ② 공동의 목표
“오바마, 한식메뉴 너무 잘 알아… 싫은 나라를 4차례 방문했겠나”

러셀 차관보는 6일 인터뷰 시작과 동시에 북한 문제부터 논의하자는 기자의 요청에 대해 “(먼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진지하게 운을 뗐다. 본인 스스로 “1989년 이후 내 생애 전부를 한반도 관련 일을 하는 데 바쳐 왔다”고 한 러셀 차관보는 중국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한미동맹이 굳건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여러 각도로 설명했다.

우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 사랑을 설명했다. 러셀 차관보는 2011년 10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 시 오바마 대통령이 이 대통령 일행을 버지니아 주의 한식당 ‘우래옥’으로 안내했던 상황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식당 종업원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한식 메뉴를 설명하려 하자 ‘내가 너무 잘 안다’고 했다”며 한국 사랑은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온다고 했다.

러셀 차관보는 “오바마 대통령은 벌써 네 번이나 한국을 찾아 임기 중 가장 자주 방문한 나라가 됐다”며 “좋아하지 않는 나라를 자주 올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한미 양국이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 가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러셀 차관보는 “20년 전 한미관계를 돌이켜 보면 그때는 문제점을 찾아내고 서로 다른 점을 발견하는 데 많은 시간을 소모했지만 이제는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한국에 대해 뭘 해달라고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도 동맹의 성숙도를 반영한다고 했다. 러셀 차관보는 “한미관계는 일방이 타방에게 뭔가가 필요하다고 요구하는 관계가 아니다”라며 “전 세계적 차원에서 다뤄야 할 이슈에 대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달성 가능한 목표를 공유한 뒤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 현재 한미동맹의 결정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에 나온 러셀 차관보의 프로필을 보면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로의 재균형(re-balancing) 정책의 입안자’라는 대목이 나온다. 하지만 그는 “이 정책은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만든 것”이라며 “오바마 행정부 출범 직후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대통령 본인이 분명히 아태지역의 중요성을 자신의 어조로 설명했다”고 말했다.

러셀 차관보는 “가장 중요한 것은 재균형 정책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이라며 “미국의 장래는 아태지역의 경제 발전과 안보에 달려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하태원 기자 triplets@donga.com
#대니얼 러셀#오바마#한미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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