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쥐어짜기” vs “증세 아닌 주민세 정상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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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국정감사/이슈&공방]안전행정委 증세 공방
담뱃값 인상 지방세 되레 줄어… “지방재정 확충에 역행” 지적도

“담뱃세, 주민세 인상은 서민증세입니다. 증세를 왜 증세가 아니라고 합니까.”

“지방세 인상은 야당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줄기찬 요구입니다.”

7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증세’가 가장 뜨거운 화두였다.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의원은 “전국 평균 4620원인 주민세가 2배 이상으로 오른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일반 국민도 똑같이 내는데 실질적인 서민증세다”라고 포문을 열었다.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이 “1992년 이래로 주민세를 손본 적이 없다. 올리지 말아야 하는 세금을 올리면 증세지만 주민세는 정상화하는 것으로 봐달라”고 답했다. 이에 새정치연합 김민기 의원은 “올리지 말아야 하는 세금을 올릴 때만 증세라는 건 궤변”이라며 “지방 세수가 부족하다고 솔직히 말하고 이해를 구하라”고 몰아붙였고 정 장관은 “늘어난 부분이 있다”고 에둘러 답했다. 또 “담뱃세를 낮출 의향이 있느냐”는 새누리당 황인자 의원의 질문에는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서 담뱃세를 더 올려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 소신”이라고 선을 그었다.

야당의 공세가 이어지자 여당은 방어 논리를 폈다.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은 “지방세 인상안은 박원순 서울시장, 이시종 충북지사 등 야당 지자체장이 요구한 것”이라며 “야당 지자체장이 필요 없거나 싫다고 하면 정부는 철회하라. 왜 정부가 나서서 다 욕을 얻어먹고 있냐”고 말했다. 야당 소속 지자체장의 이름이 직접적으로 거론되자 야당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담배에 개별소비세를 새로 부과하면서 담뱃세 가운데 국세와 지방세의 비중이 역전되는 현상을 놓고도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담뱃세는 지방세 주요 세원이다. 이번 인상안에 따르면 중앙정부 세입은 2조8472억 원이 늘어나는 한편 지방정부 세입은 217억 원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새정치연합 유대운 의원은 “지방 재정을 확충한다더니 오히려 지방세가 줄어들게 된다. 법인세 감면 등 부자감세를 먼저 취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사치품에 물리는 개별소비세를 담배에 부과하지 말고, 대신 소방안전세 같은 목적세로 세목을 바꿔 부과한 다음 안전예산으로 쓰자”고 제안했다.

이날 국감에서 지방세 인상을 두고 여야 의견이 엇갈렸지만 공무원연금을 놓고는 공직사회의 반발을 의식해서인지 적극적인 질의는 없었다. 여야 의원 모두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한다”는 원칙론만 언급했다. 비례대표인 새누리당 황인자 의원만이 “공무원연금 개혁에 정부와 여야 모두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아무도 나서지 않아 정치권이 폭탄 돌리기를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국정감사#안전행정위원회#증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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