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열린 세월호 선원들에 대한 공판에서 이준석 선장(69)이 사고 당시 상황을 두고 횡설수설했다. 검사가 “세월호 침몰 당시 구조함정이 10분 뒤에 도착한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느냐”고 묻자 이 씨는 “선원 누군가가 보고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검사가 재차 “선원 누구도 구조함정이 10분 뒤 도착한다는 보고를 한 적이 없다”고 하자 “허상을 본 것 같다”며 엉뚱한 답변을 내놨다.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을 때 선원들은 선박무전기(VHF)로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 구조선박 둘라에이스호 등과 40분간 교신했다. 교신에는 ‘구조함정이 10분 뒤 도착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 이 씨가 교신 내용을 모두 들었다면 배가 침몰하고 승객들이 선실에 대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게 된다. 이 때문에 이 씨는 처음에는 “교신 내용을 들은 게 아니라 보고를 받았다”고 하다가 “허상을 봤다”는 식으로 둘러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 씨는 검찰에서 “구조함정이 10분 후 온다는 보고를 받고 2등 항해사 김모 씨(46)에게 퇴선 방송을 지시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3등 항해사 박모 씨(25·여)는 “이 선장이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구조함정 도착 보고가 거짓말일 경우 퇴선방송 지시도 허위라는 게 들통이 날까봐 이 씨가 엉뚱한 답변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씨는 자신에게 불리한 질문을 받으면 “(세월호) 사고 충격으로 쪼그라져 있었다”거나 “(몸을) 다쳐 공황 상태여서 퇴선지휘를 할 수 없었다”고 둘러댔다. 또 “침실에서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었지만 게임은 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변명을 계속했다.
한편 이 씨가 법정 진술을 할 때 선원 14명은 모두 고개를 숙이거나 반대편을 바라보는 등 외면했고 방청석에 있던 유족들은 “살인마들”이라며 울부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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