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모를 내수침체, 정부 비상]
KDI도 확장적 통화정책 통한 경기부양 주장
“경기침체 못막으면 日처럼 빚 급증… 경제성장률 높이는 정책 동참을”
국책 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국은행에 대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려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현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의 물가 목표(전년 대비 2.5∼3.5%)에 한참 못 미치는 1% 수준에 그치는 만큼, 금리를 내리고 적극적으로 돈을 풀어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한은이 더 적극적으로 협조하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조동철 KDI 수석이코노미스트 겸 거시경제연구부장은 8일 서울 중구 명동11길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경기 활성화 및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한 경제정책 방향’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통화당국의 1차 목표는 적정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이 ‘물가 안정’이라는 본연의 임무 대신 의미가 모호하고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운 ‘금융 안정’ 같은 목표를 추구하다 보니 과감하게 기준금리를 내리지 못하고 좌고우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조 부장은 “가계부채 문제가 악화될 우려가 없지 않지만 이는 금융감독을 강화하는 것으로 풀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이 시중은행 등에 대한 대출규제를 엄격히 하는 것으로 가계부채 문제를 풀어야지, 통화정책인 기준금리로 가계부채 문제에 접근하지 말자는 것이다.
조 부장은 “경상성장률(물가상승률을 반영한 명목 경제성장률)을 연 5∼6% 수준으로 회복해 유지하는 것을 정책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며 “디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정부 재정만으로 경기를 부양해 나랏빚만 늘린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금 상황이 통화량 증가로 화폐가치가 떨어져 물가가 오르는 것을 걱정할 때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즉, 한은이 물가 상승 등을 우려해 기준금리 인하를 망설여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연 6%의 경상성장률을 달성하려면 지난해 2.8%에 머물렀던 실질 경제성장률을 4%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현재의 1.1%에서 2%대 중반까지 높아져야 한다. 정부가 각종 부양책으로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통화당국이 기준금리 인하로 돈을 풀어 인위적으로라도 물가상승률을 높이자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주훈 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한국에서 디자인, 컨설팅 등은 경쟁이 제한돼 있고 기업화되지 못해 경쟁력이 취약하다”며 “중소기업을 육성해 관련 서비스 수요를 키우고 산업단지를 제조공장과 서비스업이 융합된 클러스터로 재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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