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유플러스의 새내기 지인배 사원(26)은 정보통신기술(ICT) 세대다. 어려서부터 컴퓨터와 게임, 인터넷을 좋아했다. 그러다보니 각종 관련 자격증을 땄고, 능숙하게 다룰 줄도 안다. 그는 "어려서부터 좋아하던 것을 쫓아오다보니 이 회사에 입사했다"고 말한다.
그는 중학교 1, 2학년 때 이미 자격증에 눈을 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컴퓨터활용능력 시험을 보았고, 정보처리기능사, 컴퓨터그래픽운용기능사 등의 자격증을 따두었다. 결과적으로 어려서부터 ICT분야의 '스펙'을 집중적으로 쌓아온 셈이다. 고등학교도 정보기술(IT)특성화 학교인 '안산한국디지털미디어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그에게 고교는 심화과정이었다. 재미가 있었다.
2007년 연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이후에도 그는 좋아하는 수업을 쫓아다녔다. 프로젝트 수업이든지, 인터넷 웹서비스 등 관심 있는 분야의 수업을 많이 들었다. 물론 경영학 전공수업도 열심히 수강했다.
장애학생 보조교사로 공익근무를 마치고 복학한 2010년, 사용자제작콘텐츠(UCC) 공부를 시작해 '뜨는 UCC 제작 설명서'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중학교 때부터 영상을 접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비록 초판밖에 찍지 못했지만 그에게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2012년 본격적으로 큰일을 벌였다. 고등학교 후배와 다른 대학의 친구 등 7명과 함께 웹앱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파일을 공유하게 하는 서비스다. 그의 역할은 '감독'. 팀원들을 기술과 능력에 따라 적절히 배치하는 일이었다. 주방을 잘 아는 식당주인의 역할이었다고나 할까. 그 팀의 과제는 정부의 예비기술창업자 육성사업으로 선정됐다. 학생으로서는 거금인 5400만 원을 지원받았다. 이 일을 하느라 그는 한 학기를 휴학했다.
휴학기간 동안 그는 또 다른 일도 했다. 한 신문사와 공동으로 취업토크 콘서트를 인터넷 웹 생방송으로 만든 것. 수도권에 비해 취업토크 콘서트가 적다는 지방대 학생들의 불만을 받아들여 기획한 것이다. 취업토크 콘서트를 전국 어느 대학에서나 실시간 인터넷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반응이 좋았다.
3학년 2학기로 다시 복학해서는 차분히 취업을 준비했다. 그는 "처음에는 창업도 생각했으나 되레 폭이 좁아질 수도 있어 취업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대학가에서는 취업스터디가 유행했다. 들어가고 싶은 대기업의 정보를 얻고 분석하고 공유하며 서로를 북돋는 스터디그룹이다. 취업관련 카페에서 정보를 얻기도 하고 면접시험 대비 요령을 배우러 학원에 다니는 친구도 있었다. 학교에서도 취업에 관심을 보여 면접팀이나 면접캠프를 꾸리는 경우도 있다.
그는 이런 데에 기웃거리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있었다. 어려서부터 자신이 했던 일들을 정리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았다. 그는 특히 여러 회사 중 통신회사가 자신에게 맞는 기업이라고 생각했다. "통신회사가 다양한 환경 속에서 여러 디바이스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재미있게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가을학기 졸업예정자인 그는 올해 3월 LG유플러스에 원서를 냈다. 그는 자신이 얼마나 IT를 좋아했고,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자기소개서에 잘 정리했고, 개인 PR 동영상을 준비했다. 그는 면접시험에서는 자신의 경험을 LG유플러스에 어떻게 적용시킬 수 있을지를 대답하는 데 노력했다. 그는 "면접시험에서 회사의 경영방침에 의도적으로 맞추려면 티가 난다"며 "나의 경우 경험을 과장 없이, 그리고 적극적으로 대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8월 중순 합격통보를 받았다. 1만8000명이 지원해 100명만이 합격했다. 그는 9월 1일 정식으로 입사해 5주간의 인턴과정 동안 두 분야에서 근무했다. 먼저 마케팅 분야의 SNS사업팀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인텔리전스사업 분야에서는 스마트비서서비스를 담당했다. 그는 "입사 전에는 소비자였으나 이제는 공급자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소비자에게 상품이 어떤 과정을 통해 전달되는지를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짧은 기간이지만 대학생과 직장인의 차이도 알게 됐다. "회사에는 개인의 역할, 팀의 역할, 회사의 역할이 있어 내가 일을 안 하면 팀이 안 되는 체제라는 것을 배웠다."
그는 인턴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치고 밸류컨버전스 팀으로 발령받았다. 고객들이 좋아하는 가치를 찾아내서 휴대전화 이외의 신사업 업종을 개발하는 부서다. 타고난 호기심과 배우려는 자세를 고려한 인사배치였다. 그의 꿈은 "고객들이 편하고 즐겁게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싶다"는 것이다. 입사 한 달여 만에 그는 이미 회사원으로 안착한 듯 보였다.
▼ 우린 이런 인재를 원한다 ▼
◆양무열 LG유플러스 채용팀장
―지인배 사원을 뽑은 이유는 무엇인지. "지인배 씨는 우리 회사에 상품기획(B2C) 직무로 지원했다. 입사 전 웹·모바일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창업, 취업토크콘서트 기획, 인터넷 생중계 방송 운영 등 지원 직무와 연관된 경험을 했다. 또 각각의 활동에서 프로 수준까지 도전해 보고 결과를 얻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또한 우리 회사에 대한 관심과 로열티를 충분히 보여줘 입사 후 성장가능성도 엿볼 수 있었다."
―LG그룹이 다른 그룹과 달리 원하는 인재상이 있는지. 그런 인재상을 어떻게 찾아내는지. LG유플러스가 채용 때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우리 회사는 성공적인 직무 수행을 위한 요건으로 3가지 관점에서 인재를 선발한다. 첫 번째로 LG그룹의 가치관인 'LG Way'에 따른 인재상과 지원자의 가치관이 맞는지를 검증한다. LG Way Fit Test와 임원 면접을 통해 그 적합성을 판단한다. 두 번째로 지원자의 개성, 특질(Traits) 등이 희망하는 직무와 잘 맞는지를 확인하는 단계를 밟는다. 이는 주로 직무역량면접의 과제 수행, 해당직무 전문가로 구성된 심층 인터뷰를 통해 검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원자의 동기요인으로 지원자가 어떤 동기로 우리 회사를 선택하였는가와 입사 후의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있는가를 본다. 이는 주로 임원면접을 통하여 확인하고 있다."
―올해 LG 유플러스의 인재선발 키워드가 있다면…. "우리 회사의 인재선발 키워드는 '인문학+공학의 융합형 인재'라고 할 수 있다. 아시다시피 국내 정보통신기술(ICT)산업 발전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기 때문에 더이상 참고하거나 모방할 수 있는 선발기업이 존재하지 않는다. 앞으로 진정한 고객 필요(needs)를 발견하는 일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깊은 통찰력 없이는 불가능하며, 동시에 신규 아이디어의 기술적 타당성까지도 고려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상반기 인재는 어떤 과정을 통해 뽑았는지. 올해 하반기도 같은 방식으로 할 것인지. "상반기 신입채용의 경우, 지원자의 시간적 부담을 덜고 지원자의 역량을 다면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One-day 면접(하루에 직무역량면접, 인성면접을 모두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직무역량면접의 경우 직무별로 필요역량을 검증할 수 있도록 맞춤 면접을 진행했다. 또한 회사로서는 짧은 면접 평가의 부족함을 보완하고 지원자도 우리 회사의 구성과 조직문화를 체험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인턴십 단계를 진행했다. 우리 회사는 2007년 이후 모든 신입채용 프로세스에 4주에서 6주 동안의 인턴십을 포함해 진행하고 있다. 인턴십을 끝낸 뒤에 하는 최종 면접은 지원자 각각에 대한 세부적인 판단을 위한 단계이며, 절대평가로 진행한다. 하반기에도 동일한 프로세스로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 LG유플러스는 몇 명을 뽑을 것인지. 보통 문과계열과 이공계열의 비율은 어느 정도인지. "하반기 채용규모는 약 100~120명 정도로 계획하고 있다. 문과계열과 이공계열의 비율은 기존의 50 대 50에서 일부 직무의 이공계열 역량이 더 필요해져 이번에는 40 대 60 정도로 비율을 조정해 진행하고자 한다." 윤양섭 콘텐츠기획본부 전문기자 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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