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수 3년새 19만 → 28만명… 매출 47% 오를 동안 인건비 57%↑
인력과잉 우려… 공채규모 줄일듯
삼성그룹이 인건비 고민에 빠졌다. 2010년 이후 스마트폰 사업 확대로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전자 계열사 임직원 수가 크게 늘어나 인건비가 대폭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스마트폰 사업 부진에 따른 영업실적 하락으로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올해도 20만 명에 육박하는 취업준비생이 삼성그룹 신입사원 채용시험에 응시하는 등 ‘삼성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신입사원 채용 인원을 줄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13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지출한 인건비는 처음으로 20조 원을 넘어섰다. 전체 임직원 수가 2010년 19만464명에서 지난해 28만6284명으로 3년 만에 50% 늘었기 때문이다. 그에 따른 인건비도 2010년 13조6000억 원에서 지난해 21조4000억 원으로 57% 늘어났다. 인건비는 급여와 퇴직급여, 복리후생비 등을 포함한 액수다.
반면에 같은 기간 회사가 벌어들인 매출은 154조6300억 원에서 228조6900억 원으로 4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도 올해 2분기(4∼6월) ‘어닝 쇼크’ 수준인 7조 원대로 떨어진 데 이어 이어 3분기(7∼9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60% 줄어든 4조 원대에 그쳤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설비뿐 아니라 인력에 대한 과잉투자가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내부에서 심각하게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인건비 부담은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삼성그룹 전자 계열사 전반에 해당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그룹 전자 계열사 직원은 “한때 사업부마다 경력 사원 채용을 워낙 많이 늘리다 보니 전국 공대 출신들을 다 모으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직원들 사이에 돌았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최근 삼성그룹은 현재와 같은 공채 규모는 줄이고 수시 채용 비중을 늘리는 채용 제도 개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평소 강조했던 ‘S급 인재’ 등 회사 미래를 책임질 최고급 인재 확보에는 돈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삼성 인사팀의 변함없는 방침이다. 다만 기업 규모가 커지고 산업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매년 1만 명씩 공채 제도로 꼬박꼬박 뽑아야 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내부적으로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글로벌 기업들처럼 팀별로 필요한 역량을 갖춘 인재를 수시로 채용하는 구조를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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