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잠적 40일 만인 14일 관영 노동신문을 통해 지팡이를 짚은 모습으로 등장했다. 공개 활동을 재개해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는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새로 일떠선(세워진) 위성과학자주택지구를 현지 지도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최태복 최룡해 당 비서, 한광상 당 재정경리부장, 김정관 인민무력부 부부장 등이 동행했다.
하지만 김정은은 허리 높이의 검은색 지팡이를 짚고 나타나 다리 수술 이후 완쾌된 상태가 아님을 내비쳤다. 정부 관계자는 “그의 등장은 쿠데타설 등 각종 루머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지팡이를 짚고 나온 것은 그만큼 서둘러 나왔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완공된 위성과학자주택지구를 공식 활동 재개의 첫 행선지로 선택한 것은 북한이 최근 인천 아시아경기대회로 이룬 ‘체육강국’에 이어 ‘과학기술강국’ 건설에 성공했다고 선전하기 위한 대내용 메시지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오후부터 모두 네 차례에 걸쳐 김정은의 현지 지도 소식을 방송했지만 동영상이 아닌 20여 장의 사진만 내보냈다. 완쾌되지 않은 채 절뚝거리는 모습을 공개하는 데 대한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현지 지도 날짜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거 전날 행사를 다음 날 내보냈던 전례를 고려하면 13일에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은이 첫 방문지로 택한 위성과학자주택지구는 위성로켓과 장거리 미사일 등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거주할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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