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기 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H&R) 대표이사(63·사진)는 14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가로수 데이 같은 제도는 회사 쪽에서 보면 오히려 손해가 아닌가” 하는 질문에 손사래를 쳤다. 홍 대표이사는 “우리 회사는 고객들이 만족스러운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업종”이라며 “직원들부터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어야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직원들에게 저녁 시간을 돌려주기 위해 조기 퇴근 제도를 도입하는 회사가 조금씩 늘고 있긴 하지만 제도 정착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 홍 대표이사는 가로수 데이 제도가 빠른 시간 안에 자리를 잡은 이유 중 하나로 ‘최고경영자의 지속적인 의지’를 꼽았다.
홍 대표이사는 “제도 시행 초기 관리자급인 팀장들은 ‘쉴 것 다 쉬고 일은 언제 하느냐’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며 “하지만 지속적으로 일과 여가생활의 균형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보이면서 ‘수요일 5시 칼퇴근’을 끊임없이 강조했다”고 말했다. 제도 시행 초기에 그는 수요일마다 오후 5시가 지나면 사무실을 돌며 남아 있는 직원들이 있는지를 확인했다. 그의 눈에 띄어 혼쭐이 빠지게 꾸중을 들은 직원이 한둘이 아니다. 그는 “다른 날 일을 조금씩 더 하더라도 일주일에 하루만이라도 일찍 퇴근해 여가시간을 가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5시 칼퇴근을 독려했다”고 말했다.
일과 여가생활의 균형과 관련해 홍 대표이사가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목표는 가로수 데이를 전 직원을 대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한화H&R는 서비스 업종의 특성상 사무직보다는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이 훨씬 많다. 전체 6500명가량의 직원 중 현장 직원이 약 80%다. 아직 현장 직원들에게까지 가로수 데이와 리프레시 휴가 제도를 실시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 홍 대표이사는 “현장 직원들에게도 일과 여가생활의 균형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현장 업무 프로세스를 끊임없이 개선해 나간다면 실현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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