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으로 옮겨간 자사고 폐지 공방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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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국정감사]
與 “폐지주장 인사들이 평가 주도”… 조희연 “봐주기식 평가 보완한 것”

“자율형사립고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자사고 재평가 지표를 만들었으니 평가가 공정했겠나.”(새누리당 윤재옥 의원)

“자사고는 소수의 아이들을 위해 다수의 아이들을 희생시키는 것이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새정치민주연합 박홍근 의원)

16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에서 열린 서울시·경기도·강원도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폐지 정책을 놓고 여야가 맞붙었다. 가장 먼저 도마에 오른 것은 자사고 재평가 항목의 적정성과 공정성 문제였다.

윤 의원은 평가 항목 중 ‘자사고 설립취지 인식 정도’에 대해 “학생들에게 자사고 지원 이유를 물은 뒤 수능 점수를 높게 받으려고 지원했다든지, 우수한 학생들과 공부하기 위해 지원했다든지 하면 점수를 깎는 식인데 이런 평가는 당초 계획에도 없었고, 평가에 반영하는 것도 무리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원래 자사고는 입시 중심 교육이 아니라 자율 교육, 개성화 교육을 하기 위한 학교이기 때문에 그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넣었다”고 답했다.

평가에 이미 의도가 배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시교육청은 평가에서 자사고 인근 중고교 학생, 학부모, 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내용은 주로 ‘인근에 자사고가 생긴 뒤 현재 학교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나’ 등이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이상일 의원은 “(조 교육감이) 의도를 가지고 평가를 추진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서울시의회 야당 의원조차도 ‘답변을 유도하는 뻔한 설문’이라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이전에 이뤄진 6월 평가가 너무 봐주기 식으로 이뤄져서 보완한 점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유인태 의원은 자사고 학비가 일반 학교에 비해 고액이라는 점을 들어 “가진 사람들은 자기들끼리 어울리길 원하는데 그러다 보면 이 사회가 지속가능한 사회가 될 수 없다”고 자사고 폐지를 옹호했다.

한편 이날 국감은 정부의 누리과정 사업 재정 부담을 놓고 황우여 교육부 장관의 증인 출석을 요구하는 야당과 이에 반대하는 여당의 힘겨루기로 오전 내내 파행을 빚었다. 국감 파행이 길어지자 양측은 증인출석 문제는 추후에 논의하기로 하고 오후에 국감을 재개했다.

이은택 nabi@donga.com·임현석 기자
#국정감사#자사고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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